[내 생각은] 석·연탄산업 가치 재조명해야

입력 2013-01-24 16:44   수정 2013-01-24 21:38

권혁인 <한국광해관리공단 이사장>



유난히 추운 겨울이다. 서민들에게 겨울나기는 가장 큰 걱정이다. 그나마 서민들의 추운 겨울밤을 따뜻하게 지켜주는 것이 바로 ‘연탄’이다. 많은 사람들에겐 추억으로 남아있지만 여전히 연탄은 겨울을 나기 위한 연료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석탄과 연탄이 에너지 사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가까이 된다.

석·연탄산업만큼 시대의 부침을 겪은 에너지 자원은 없을 것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며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될 수 있었던 초석은 ‘검은 엔진’이란 소리를 들은 석·연탄산업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정부는 생활환경 개선을 이유로 석유와 같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정책적으로 보급했다. 경제성을 잃은 석·연탄산업은 자연스레 사양 산업이 될 수밖에 없었다.

요즘 석·연탄산업의 존재 가치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주춤하고 있고, 일본의 원전사고를 교훈으로 안정적인 에너지 자원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0년까지 석·연탄 자원 기반의 고효율 친환경 화력발전이 신규 에너지 시설의 5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런 수요전망 속에 우리나라의 석·연탄산업은 수출상품으로서의 가능성을 키워가고 있다. 100년 넘게 석탄을 개발하면서 얻은 경험과 기술력을 해외에서 펼치고 있는 것이다. 3년 전 국내업체가 중앙아시아 키르기즈스탄에 연탄공장을 세웠고 한국광해관리공단은 공장의 설비부터 연탄의 품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컨설팅을 진행한 바 있다. 키르기스스탄 연탄공장의 성공으로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를 비롯한 개도국으로의 석·연탄산업 진출 기회가 열렸다.

지금 세계 각국은 자원 확보를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부존자원인 석탄은 국제 유가변동 등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대처하는 든든한 ‘무기’다. 더 이상 석·연탄산업을 색 바랜 사양 산업으로 간과해선 안 된다. 석·연탄산업의 가치와 존재 이유를 재조명해 볼 시점이다.

권혁인 <한국광해관리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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