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일숍 내는데 미용사 면허 따라니…"

입력 2013-01-24 16:52   수정 2013-01-25 02:51

인수위, 中企 '손톱밑 가시' 목소리 청취



“손발톱 관리를 하는 ‘네일숍’을 내는데 왜 헤어 미용사 면허를 따야 합니까. 네일미용사 국가자격증을 따로 만들어 주세요.”(차정귀 CNK뷰티네일 사장)

“계량기 제조업체들의 경우 연구·개발(R&D) 비용보다 인증비가 더 들어간다고 합니다. 난립하고 있는 인증제도를 꼭 좀 정비해 주세요.”(이길순 에어비타 사장)

“오늘 이 자리에서 말씀하신 내용들을 모두 검토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해산되기 전 그 결과를 보고하는 시간을 따로 갖도록 하겠습니다.”(진영 인수위 부위원장)

인수위가 중소기업인들과 ‘손톱 밑 가시’에 대해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 진 부위원장과 이현재 경제2분과 간사 등 인수위 관계자 10여명은 24일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 중소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날 행사엔 중소기업인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김기문 회장 등 중기중앙회 회장단이 중기 애로사항 299건을 수집한 후 이를 인수위와 공감하는 자리를 갖자고 제안해 마련됐다. 인수위로선 출범 후 첫 현장방문 행사다.

유영희 유도실업 회장은 “상속세는 1934년 조선 총독부 훈령으로 만들어진 일제의 잔재”라며 “건전한 일자리, 기술의 대물림에 대해 세금을 50%씩 물리는 제도는 폐지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소재규 한립토이스 대표(완구조합 이사장)는 “백화점이나 마트에 납품할 때 수수료 외에 판매장려금과 판촉비로 각각 3~7%, 5%를 더 내는 게 관행처럼 돼 버렸다”며 “이런 비용을 부담하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토양복원 전문업체인 드림바이오스의 곽무영 사장은 “대기업 총수의 친족 회사들이 일감을 다 빼앗아가고 있다”며 “대·중기 상생의 큰 흐름을 거스르는 이런 일감 몰아주기를 근절시키는 게 가시 제거의 출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손톱 밑 가시는 현장에서는 너무 아픈데, 정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던 사례들”이라며 “일회성이 아니라 새 정부 내내 지속적으로 이를 제거하는 데 노력해 달라”고 인수위 측에 주문했다.

그는 “중앙회에 내달 중 ‘손톱밑가시 힐링센터’를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라며 “인수위 쪽에서도 정부 조직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민·관 합동으로 손톱 밑 가시를 뽑기 위한 기구를 만들어 달라”고 건의했다.

앞서 중기중앙회는 지난 8일부터 1주일 동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전화인터뷰와 인터넷 팩스 등을 통해 ‘손톱 밑 가시’ 299건을 수집했다. 취합된 내용에는 장기어음결제나 납품단가 인하 등 ‘경제 3불’(거래의 불공정, 시장의 불균형, 제도의 불합리)과 관련된 게 50건(16.7%)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판로 미흡(49건, 16.4%) △부당 금융거래관행(38건, 12.7%) 등이 이었다.

박수진/이현진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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