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의 격동과 혼란 그림으로 볼까

입력 2013-01-24 16:56   수정 2013-01-24 21:46

체코 근대화가 28명 작품 107점
25일부터 덕수궁미술관에 전시



유럽 추상미술의 거장 프란티셰크 쿠프카 등 체코를 배경으로 활동한 화가 28명의 그림 107점이 한국을 찾았다.

이들의 작품은 서울 덕수궁미술관에서 25일부터 4월21일까지 펼쳐지는 ‘프라하의 추억과 낭만-체코 프라하국립미술관 소장품전’에서 만날 수 있다.

쿠프카의 수작 11점이 눈길을 끈다. 그의 1906년작 ‘가을 태양연구’는 3명의 여인이 가을 사과밭에서 태양을 바라보는 모습을 포착한 작품. 그리스 신화를 활용한 상징주의적 작품으로 파리 살롱 도톤느전시회에 출품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체코 큐비즘’을 이끈 에밀 필라의 작품도 19점이나 걸린다. 1911년작 ‘아침’은 여인들이 앞을 보고 서 있는 모습을 기하학적으로 묘사한 것. 피카소의 ‘아비뇽의 여인들’과 색감, 화면 구성 등이 닮아 유럽 큐비즘의 영향을 받은 듯하다.

1920년대 사회주의적 경향의 리얼리즘 그림도 등장한다. 밀로슬라프 홀리의 ‘노부인의 초상’(1925)은 프라하 슬럼가 서민들의 삶을 그린 작품. 소외계층에 관심을 가졌던 블라스타 보스트체발로바 피셰로바의 ‘1922년의 레트나’(1926)도 프라하성 인근 레트나공원의 서민 모습을 묘사했다.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체코 예술가들의 진보적 활동은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 우리 미술가들의 정체성과도 맥락이 닿아 있다”며 “체코와 버금가는 정치 사회적 혼란을 겪었던 근대 한국 화가들의 사유 과정을 다른 각도로 해석하며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02)2022-0600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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