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중앙은행(CBI) 명의의 국내 계좌에서 1조원대의 거액을 불법인출해 해외로 빼돌린 재미교포 무역업자가 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외사부(부장검사 이성희)는 24일 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사이의 중계무역을 가장해 1조948억원의 이란 자금을 부정 수령하고 제3국에 불법 송금한 혐의(외국환거래법위반 및 관세법위반)로 무역업체 A사 대표 정모씨(73)를 구속기소했다.
▶본지 2012년 9월15일자 관련 보도
수사 결과 재미교포인 정씨는 국제 사회의 대(對)이란 제재 공조 이후 국내에 도입된 ‘한·이란 간 원화 결제 시스템’의 허점을 노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양국 간 무역 대금을 원화로 결제하는 체제로, 미국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이란과의 달러 결제를 봉쇄하자 마련된 제도다. 예컨대 이란에서 원유를 들여올 때 수입대금을 국내 은행의 CBI 주(主)계좌에 넣어두면 이란에 수출하는 업체가 수출대금을 CBI 자(子)계좌에서 인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2011년 27월 두바이 M사로부터 1조948억원 상당의 대리석 등을 구입, 이란의 F사에 파는 중계무역을 가장해 허위서류를 만든 뒤 한국은행으로부터 수령 허가를 받고 기업은행에 예치된 CBI 계좌에서 수출대금 명목으로 이를 수령해 빼돌렸다. 이같이 부정 수령한 무역대금 중 1조700억원은 달러 등으로 환전해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해외 9개국에 송금하고, 170억원 상당의 커미션(수수료)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커미션 중 107억원은 미국 앵커리지에 만든 회사 계좌로 반출해 부동산·자동차 구입 등에 쓴 것으로 조사됐다.
1조원대 거금을 빼돌린 정씨지만 그가 운영하는 A사는 서울 송파구 오피스텔(전용면적 40㎡) 사무실 1곳에 직원 1명만 있는 소규모 회사로 밝혀졌다. 범행 전후 매출도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란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수입 실적도 없고 UAE로부터의 수입 실적도 4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정씨의 눈속임에 전략물자관리원, 한국은행, 기업은행 등이 모두 속은 것으로 시스템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정씨가 제출한 전략물자관리원의 품목 비금지 확인서와 가짜 무역 서류를 그대로 믿고 CBI로부터의 수출대금 수령을 허락했고, 기업은행도 한국은행의 허가서 등을 믿고 자금을 이체해 줬다는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시중은행 관계자들이 공모하거나 범행을 묵인한 사실은 없었다”며 “정씨 개인 범행으로, 한-이란 간 원화결제시스템 자체의 문제점에 기인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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