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허위 방송제작 PD도 기소
하이트 "본사 차원 지시 없었다"
경쟁사인 롯데주류의 소주 ‘처음처럼’이 알칼리환원수로 만들어 인체에 유해하다는 내용의 허위 동영상을 조직적으로 유포한 경쟁사 하이트진로의 임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첨단범죄수사2부(부장검사 김석재)는 자사의 매출 증대를 위해 경쟁사 소주 브랜드를 의도적으로 비방한 혐의(명예훼손 및 업무방해)로 하이트진로 황모 전무(57) 등 이 회사 임직원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처음처럼’에 대한 허위 내용이 담긴 시사 고발 프로그램을 제작·방송한 H케이블방송 PD 김모씨(32), 이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처음처럼’의 제조방법 승인이 불법적으로 이뤄졌다고 진술한 또 다른 김모씨(66)도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H방송 PD인 김씨는 지난해 3월 ‘처음처럼’의 제조용수인 알칼리환원수가 식수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많이 마실 경우 위장장애·피부질환 등을 일으키거나 심하면 심장마비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내용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송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처음처럼’이 제조 방법 승인도 불법적으로 받은 것이라는 허위 사실도 포함됐다. 하지만 조사 결과 ‘처음처럼’에 사용된 물은 정식 개발 허가를 받고 전기분해 환원 과정을 거쳐 만든 PH(수소이온농도) 8.3 정도의 알칼리환원수로, 식수로 사용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에 따르면 황 전무 등 하이트진로 임직원들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해당 영상을 영업 활동에 적극 활용했다. 황 전무는 방송이 유튜브 등을 통해 알려지자 곧바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전국 영업지점에 방송내용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퍼뜨려 홍보에 활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또 별도 예산 6000여만원을 편성하고 ‘처음처럼’에 대한 비방 내용이 담긴 전단지와 현수막, 물티슈 등도 만들어 배포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하이트진로의 전국 영업사원들은 주류 도매상과 주점 업주, 소비자 등을 상대로 해당 방송을 3분 분량으로 줄인 동영상을 보여주거나 SNS를 통해 이 영상을 퍼뜨렸다. 또 전국 음식점 등에 상대를 비방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배포하면서 업주가 자발적으로 게시한 것처럼 꾸미도록 지시했다. 롯데주류 측은 이같은 허위 사실이 조직적으로 계속 퍼져 매출에 악영향을 받자 경쟁사인 하이트진로를 검찰에 고소했다. 지난해 2월 ‘처음처럼’의 소주시장 점유율은 18%였으나 이 같은 유해성 의혹이 제기되면서 4~5월에는 13%대로 떨어졌다.
검찰은 이 방송과 하이트진로가 비방을 시작한 시점이 거의 비슷해 양측 간 사주·공모 관계도 염두에 두고 조사했지만 이는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프로그램에서 먼저 제기한 문제로 불거진 일이 마치 임직원이 주도한 것처럼 보여져 안타깝다”며 “본사 지시사항이 아닌 만큼 문제가 되는 부분을 해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최만수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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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 "본사 차원 지시 없었다"
경쟁사인 롯데주류의 소주 ‘처음처럼’이 알칼리환원수로 만들어 인체에 유해하다는 내용의 허위 동영상을 조직적으로 유포한 경쟁사 하이트진로의 임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첨단범죄수사2부(부장검사 김석재)는 자사의 매출 증대를 위해 경쟁사 소주 브랜드를 의도적으로 비방한 혐의(명예훼손 및 업무방해)로 하이트진로 황모 전무(57) 등 이 회사 임직원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처음처럼’에 대한 허위 내용이 담긴 시사 고발 프로그램을 제작·방송한 H케이블방송 PD 김모씨(32), 이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처음처럼’의 제조방법 승인이 불법적으로 이뤄졌다고 진술한 또 다른 김모씨(66)도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H방송 PD인 김씨는 지난해 3월 ‘처음처럼’의 제조용수인 알칼리환원수가 식수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많이 마실 경우 위장장애·피부질환 등을 일으키거나 심하면 심장마비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내용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송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처음처럼’이 제조 방법 승인도 불법적으로 받은 것이라는 허위 사실도 포함됐다. 하지만 조사 결과 ‘처음처럼’에 사용된 물은 정식 개발 허가를 받고 전기분해 환원 과정을 거쳐 만든 PH(수소이온농도) 8.3 정도의 알칼리환원수로, 식수로 사용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에 따르면 황 전무 등 하이트진로 임직원들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해당 영상을 영업 활동에 적극 활용했다. 황 전무는 방송이 유튜브 등을 통해 알려지자 곧바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전국 영업지점에 방송내용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퍼뜨려 홍보에 활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또 별도 예산 6000여만원을 편성하고 ‘처음처럼’에 대한 비방 내용이 담긴 전단지와 현수막, 물티슈 등도 만들어 배포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하이트진로의 전국 영업사원들은 주류 도매상과 주점 업주, 소비자 등을 상대로 해당 방송을 3분 분량으로 줄인 동영상을 보여주거나 SNS를 통해 이 영상을 퍼뜨렸다. 또 전국 음식점 등에 상대를 비방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배포하면서 업주가 자발적으로 게시한 것처럼 꾸미도록 지시했다. 롯데주류 측은 이같은 허위 사실이 조직적으로 계속 퍼져 매출에 악영향을 받자 경쟁사인 하이트진로를 검찰에 고소했다. 지난해 2월 ‘처음처럼’의 소주시장 점유율은 18%였으나 이 같은 유해성 의혹이 제기되면서 4~5월에는 13%대로 떨어졌다.
검찰은 이 방송과 하이트진로가 비방을 시작한 시점이 거의 비슷해 양측 간 사주·공모 관계도 염두에 두고 조사했지만 이는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프로그램에서 먼저 제기한 문제로 불거진 일이 마치 임직원이 주도한 것처럼 보여져 안타깝다”며 “본사 지시사항이 아닌 만큼 문제가 되는 부분을 해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최만수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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