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83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감소했다. 이는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2조1112억원)를 13.2% 하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7% 늘어난 22조7189억원을 기록했으나 당기순이익의 경우 5.5% 감소한 1조892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25일 증시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 등 환율 변동이 현대차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연비표시 관련 충당금 전입이 시장 예상 수준보다 낮은 2400억원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 강세, 브라질 법인 본격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등으로 인한 원가율 상승이 걸림돌이 됐다는 진단이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10.1%에서 8.1%로 하락했는데, 이는 원·달러 환율 급락 여파로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한 매출원가율과 판매보증 충당금 때문"이라며 "4분기 매출 원가율은 원·달러 환율 급락으로 전년 동기 75.9%에서 78%로 상승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영업이익률 조정으로 이전 기준과 비교해 약 0.3%포인트의 연간 영입이익율 감소 효과가 더해져 수익성 저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향후 실적 추이에 대해선 증권가의 의견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우선 원화 강세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상반기 실적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올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7%, 23.4%씩 감소한 1조8052억원, 1조9438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올 상반기 이익 감소세 전환으로 모멘텀 부재 추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내 공장 조업시간 단축으로 인한 출고 감소 효과, 내수 판매마진 악화, 원화 절상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 본격화 등이 부담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남경문 KTB자증권 연구원 역시 "환율 추이 등을 고려하면 상반기 중 영업이익의 감소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신차 공백에 따른 모델 노후화, 판매 비용 증가, 현대카드 손익 악화 등 역시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하반기로 들어셔면서 신차 효과, 환율 적응력 강화 등에 힘입어 수익성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정태오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주가의 추세적 우상향 시점은 신차 모멘텀이 부각되는 하반기가 될 것"이라며 "올 상반기 중 수익성 방어 능력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방망이를 짧게 잡는 전략'을 제시한다"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29만4000원에서 27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상반기부터 수익성 개선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5.6% 증가한 1조9360억원, 2분기 영업이익은 2조542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영업이익은 2분기에 정점을 나타낼 전망이지만 지난해 상반기에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에 비춰 하반기 실적이 오히려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수익성은 신차 효과와 기아차와의 빠른 플랫폼 통합, 최근 안정된 환율 덕분에 개선될 전망"이라며 "중국의 반일 감정이 계속되는 가운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높은 인기로 12월 출시된 DM 산타페(Santa Fe)는 올해 중국 판매 강세와 상품비 개선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현대차 주가는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전 9시45분 현재 현대차는 전날보다 7000원(3.37%) 내린 20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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