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영 기자] 데뷔 1년6개월 만에 한일 양국에서 콘서트를 할 정도로 성장했다. 한국에서는 신곡 ‘그까짓거’를 포함한 세 장의 싱글 앨범만이 그들을 성과를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멤버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만화와 이름을 내건 요리 프로그램까지 등장할 정도로 그 인기가 높다. 작년 연말에는 오사카와 도쿄를 잇는 5000명 규모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개최하기도 했다. 한때 팀명보다 ‘환희 보이즈’라는 애칭으로 더 많이 불리던 5인조 남성그룹 마이네임 (인수, 건우, 세용, 준Q, 채진) 이야기다.
2011년 ‘메시지’로 데뷔한 이후 8개월이나 공백기를 가진 이들은 그루브한 발라드 ‘헬로 앤 굿바이’로 마이네임 이름 넉 자를 각인시키는 데 성공, 활발히 활동하나 싶더니 또 다시 7개월이나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다. 한 해 50팀이 나오고 사라지는 다이내믹한 한국 가요계에서 이토록 오랜 공백을 가지는 것이 사실상 ‘백기’를 의미하는 만큼 팬들의 한숨(?)이 깊어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마이네임의 외도를 그리 서운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K-POP의 위상을 드높인 것은 물론 최근에는 이름을 내건 요리프로그램과 공식 홈페이지 영상을 통해 한식 및 한국어 전파에 앞장서온 것. 오히려 국내보다 일본에서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마이네임을 만나 일본으로의 ‘화려한 외출’에 대해 들어봤다.
■ 일본 진출기 1: 이쯤 되면 '한류 전도사' 맞죠?
작년 7월25일 일본에서 ‘메시지’로 데뷔한 이후 한국 컴백일이 미뤄지면서 다시 ‘What’s up’을 발표하고 활동을 지속하게 된 마이네임. ‘메시지’가 도쿄 시부야 타워레코드 판매 1위, 오리콘 데일리차트 9위에 오를 때부터 낯선 땅에서의 성공에 대한 확신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저희가 라이브 콘서트를 하는데 어떤 분이 오셔서 한국어로 된 손편지를 각 멤버마다 나눠 주시는 거예요. 처음에는 몰랐는데 알고 보니 일본 인기가수 드림의 최고 인기멤버 야마모토 사야카라는 분이더라고요. 현장 스태프들도 깜짝 놀랄 정도였어요. 다 달랐지만 대체적으로 ‘함께 열심히 하자’는 내용이었는데, 같은 일을 하는 동료 입장에서 굉장히 놀랐죠”(인수)
일본 활동의 성과를 구체적으로 묻는 질문에 멤버들의 표정이 달라졌다. 한국에서의 성공을 등에 업고 일본으로 넘어간 케이스가 아니었기에 이들이 처음 맛본 일본에서의 쾌거는 멤버들 사이에서도 두고두고 회자되는 이야깃거리인 듯 하다.
“‘메시지’ 활동할 땐 팬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저희 역시 장소도 낯선 데다 처음 하는 공연이라 많이 힘들었고요. 그런데 어느날 밤 라디오 스케줄이 있어 밖에 나갔더니 팬 200명이 방송국 앞에 오신 거예요. 너무 감격한 나머지 차에서 내려서 감사하다고 인사 했죠”(건우)
최근에는 밤에 간식을 사러 가더라도 많이들 알아봐 주신단다. 덕분에 막내 채진은 호떡을 공짜로 얻어먹는 등 ‘마이네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게다가 마이네임은 도쿄도에서 방송되는 지상파 채널 도쿄MX를 통해 ‘마이네임 W키친’이라는 요리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오이소박이 등 한식을 꾸준히 홍보하는 것은 물론, 일본 마이네임 공식 홈페이지에 ‘한국어 교육 동영상’을 게재해 팬들을 상대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이 정도면 ‘한류 전도사’가 따로 없다.
“멤버들이 다들 요리를 잘 못해서 저희도 매회 배워가면서 하는데, 다행히 한국 어머니께서 나오셔서 도와주고 계세요. 그래도 한국음식을 직접 만들어서 일본사람들에게 소개해 주는 거라 굉장히 좋아요”(인수)
“더 뿌듯했던 건 일본에서 한국어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했었다는 거예요. 이건 ‘키친’처럼 방송되는 건 아니고 일본 공홈에 한국어로 된 영상을 게재해서 팬들이 보게 하는 방식이에요. 나중에 팬미팅이나 악수회에서 저희가 가르쳐드린 한국말을 맞추시면 유치하게도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드리는데, 고맙게도 그분들은 거기에 굉장히 큰 의미를 두고 계시더라고요”건우)
데뷔 2년차지만 싱글 두 장 낸 것이 전부인 한국 땅에 와서도 기죽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용은 “일본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헬로 앤 굿바이’보다 더 좋은 무대를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일본 진출기 2: 문화차이? 반한감정? "적응 OK"
일본 진출이 데뷔 전부터 계획된 것이든 갑자기 결정된 것이든, 마이네임은 현지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살의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가창력과 퍼포먼스, 수준급 일어실력은 기본이요, 현지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일본인 맞춤형’ 센스는 덤이라나.
“일본어는 미리 배우기도 했지만 현지에 가서 더 많이 배웠어요. 인수형이 언어 쪽에 재능이 좀 있어요. 프랑스어, 영어, 일본어까지 섭렵했거든요”(세용)
실제로 AKB48 인기멤버 나가오 마리야와 함께한 ‘마이네임 W 키친’에서 마이네임은 발음과 억양, 리액션 모두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일본어를 구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언어감각이 뛰어난 인수가 해당 프로그램의 MC로 활약중이다. 다만 가장 요리를 잘하는 멤버가 MC로 빠져 프라이팬 한번 잡아보지 못한 것은 아이러니다.
“처음에는 하고 싶은 말을 못해서 많이 당황했어요. 다 아는 단어인데도 떨려서 안 들리기도 하고. 또 일본 개그맨분들과 방송을 하면 한국과 개그 코드가 달라서 어느 타이밍에 웃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일본은 주로 말이 아니라 표정으로 웃기거든요. 그래도 이제는 적응해서 재미있게 촬영하죠”(건우)
“무엇보다 가장 귀찮은 건 인사였어요. 일본은 옷깃만 스쳐도 ‘스미마셍’ 얼굴만 봐도 ‘오하요 고자이마스’하거든요. 특이한게 일본은 ‘오하요 고자이마스’인사하면서 (양손을 주먹 쥐고 허리근처에 갖다 대는) 특유의 제스처를 취하는데 나중엔 너무 귀찮고 예민해지니 건우는 인사는 안 하고 모션만 취하더라고요”(인수)
문화의 차이도 장애물이었겠지만 무엇보다 이들을 괴롭힌 건 최근 더욱 심해진 일본 내 반한감정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멤버들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그다지 큰 문제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에서 다 알만한 큰 음악방송만 한국가수에 대한 제재가 가해질 뿐, 다른 프로모션이나 라이브 공연에는 사실상 구애가 없다는 얘기다.
인수는 “예전과 달리 최근 K-POP 가수들의 방송을 차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모든 일본 사람들이 한류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관없다. 오히려 타워레코드에 가면 한류를 좋아하는 어린 팬들이 굉장히 많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인터뷰를 마친 마이네임은 “현재 일본 활동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냐”는 질문에 “한국 활동중에는 일본에서 미리 작업해놓은 OST, 일어로 번안한 싱글 ‘리플레이’를 발매할 예정이다. 한국 오기 전 16주분 전편 녹화해둔 ‘ 키친’도 현지에서 계속 방송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의 활동 계획을 정확히 잡은 것은 아니지만 반응에 따라 기간을 조절하고, 그동안에는 음악방송 이외의 다양한 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다는 것이 이들의 포부다.
한편 1월25일 새 싱글앨범 타이틀곡 ‘그까짓거’를 공개하고 7개월 만에 한국 무대로 컴백한 마이네임은 3월26일 광진구 유니클로 악스에서 첫 한국 단독 콘서트 ‘더 비기닝’을 열고 팬들과 만난다. (사진제공: 에이치투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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