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제갈공명·칭기스칸 공통점은?

입력 2013-01-25 17:16   수정 2013-01-26 05:43

펀드 환매 열풍에도 돈 들어오는 기특한 펀드
KB중소형·삼성포커스 등도 올 들어 100억 넘게 유입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바람이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올 들어 지난 23일까지 9174억원이 빠져나갔다. 주식형펀드 환매는 주가의 발목을 잡아 코스피지수는 번번이 2000대에 올랐다가 곧바로 미끄러졌다. 하지만 환매바람 속에서도 성과가 꾸준한 일부 중소형주펀드는 시중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자금몰이하는 중소형주펀드

25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3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 중 자금 순유입 규모가 가장 많은 펀드는 KB자산운용의 ‘KB중소형주포커스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펀드엔 131억원이 순유입됐다.

이 펀드는 지난해 33.44%의 수익을 내면서 2000억원을 끌어모으는 등 인기몰이를 했다. 2011년 12월30일 설정된 신생 펀드인 데다 높은 수익률을 지속하면서 차익 실현보다는 신규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승호 KB국민은행 동부지역본부 팀장은 “지난해 성과가 좋았던 데다 투자자들도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철저하게 기업 가치를 중심으로 저평가 종목, 이익 및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기업을 발굴하는 중소형주펀드의 성과가 올해도 견조할 것으로 예상해 상대적으로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중소형주펀드인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중소형FOCUS1’에도 올 들어 100억원이 순유입됐다. 지난해 19.93%의 수익률로 선전했던 펀드다. 특히 2년 수익률 35.19%, 3년 수익률 69.33% 등 견조한 장기 누적 성과로 주목받는 펀드 중 하나다.

‘이스트스프링업종일등적립식1’에도 99억원이 들어왔다. 이 중 90억원가량이 기관 자금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도 저성장 기조 속에서 종목별 차별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 성장성에 대해 시장의 프리미엄 부여가 증가하고 있어 업종 1등 기업이 그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에 투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23일 기준)은 1.37%, 3년 수익률은 28.41%다. 이스트스프링은 이머징시장의 내수 확대로 매출 성장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유통 음식료 화장품 업종 주식을 주목하고 있다.

○‘꾸준한 성과’가 비결

연초 자금 유입이 두드러진 국내 주식형펀드는 운용사의 대표 펀드가 아닌 꾸준한 수익률을 유지하는 중소형 펀드라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 86억원을 끌어모은 ‘한국투자마이스터1’도 그런 경우다. 1999년 설정된 장수 펀드로 1년, 2년, 5년 수익률 모두 상위 10%에 들 만큼 매년 시장을 앞서는 성과를 냈다.

이영석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 상무는 “가치주와 성장주, 대형주와 중소형주 등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안정성과 성장성을 추구한 덕분에 쏠림장에서도 수익률 부침은 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 내수시장의 확고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안정성을 갖춘 기업 중 해외 진출, 신시장 창출이 기대되는 기업에 장기 투자할 계획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트러스톤제갈공명’도 마찬가지다. 설정액은 545억원으로 적지만 올 들어 84억원이 순유입됐다. 트러스톤운용 관계자는 “단순히 규모가 큰 대형 펀드보다 작더라도 장기 성과가 안정적인 펀드를 찾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며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들도 예전처럼 수익률만 내세우기보다 매년 변동성이 작고 안정적인 성과를 내는 펀드를 추천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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