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률 큰 펀드, 어떻게 재조정 할까

입력 2013-01-27 10:02  

공성율 < 국민은행 목동PB센터 팀장 >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은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경착륙에 대한 불안 속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이다. 선진국 중앙은행의 통화완화정책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과 유동성 확대 덕분이다. 미국의 부동산과 고용시장이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중국도 부동산 등의 경제지표가 호조세인 점이 긍정적이다. 또 미국과 중국의 정권 교체가 일단락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돼 올 주식시장에 기대를 갖게 한다.

실제로 증시가 완만하지만 오름세인데도 투자자들은 불만이 많다. ‘왜 내 펀드만 수익률이 부진하냐’는 것이다. 손해본 자산을 원상회복시키기 어려운 이유에는 ‘-50=+100의 법칙’이 숨어 있다. 예컨대 국내 주식형펀드에 100만원을 투자한뒤 평가액이 50만원이 됐다면 수익률은 -50%다. 이때 투자자들은 50%가 오르면 본전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펀드의 평가액이 원금 100만원이 되기 위해서는 100% 상승이 필요하다.

이 법칙은 투자 시 수익을 내는 것보다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하락하는 자산은 손절매 원칙을 잘 지켜 손실이 확대되지 않도록 싹을 잘 잘라야 한다. 워런 버핏은 투자 성공의 원칙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가 ‘돈을 잃지 마라’이고, 둘째는 ‘첫째 원칙을 잊지 마라’였다.

‘-50=+100의 법칙’은 손실 난 자산을 보다 빨리 회복시키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기도 하다. 앞의 예에서 50% 손해를 본 펀드 투자자가 향후 상승을 예상하고 기존 계좌에 50만원을 추가 투자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는 50%만 회복하면 50만원 손실을 회복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효과를 보려면 손실 난 투자자산의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버핏을 비롯한 가치투자자들은 투자 시 가격보다는 가치 훼손에 주목한다. 그 기업에 투자한 이유, 즉 기업가치가 훼손되지 않았는데 가격이 하락했다면 매도가 아니라 오히려 추가 매수로 대응한다. 좋은 주식을 싼 가격에 쓸어담을 수 있는 기회로 보는 것이다. 내재 가치보다 가격이 낮다는 매입 근거가 있기 때문에 손실 만회를 위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이른바 ‘물타기’와는 다르다.

일반투자자들도 응용할 수 있다. 큰 손실을 낸 펀드를 장기투자라는 미명하에 방치하기보다 추가 투자로 매입 단가를 낮추거나, 향후 상승 기대가 높은 자산으로 과감히 교체하는 전략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적립식펀드 투자에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된다. 하락장에도 꾸준한 투자로 주식 매입 단가를 낮춘 경우 적잖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도 펀드수익률이 저조하다고 불평하는 적립식 투자자의 대부분은 중간에 납입을 중단한 경우다.

공성율 < 국민은행 목동PB센터 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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