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엔 엔화 약세로 수출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코스피지수가 2.02% 하락했다. 반면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엔저’ 바람을 타고 외국인 자금이 몰리면서 1.66% 올랐다. 한국 시장을 떠나는(bye) 외국인이 일본 주식을 사는(buy) ‘셀 코리아, 바이 재팬(sell Korea, buy Japan)’ 현상이 이번주에도 추세를 굳힐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2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5406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올 들어 15일까지는 695억원 순매수했지만 16일부터 순매도로 전환했다. 25일에는 하루 동안 490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난해 6월25일(4982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파는 데는 엔화 약세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엔화 약세로 투자 매력이 높아진 일본 증시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외국인은 일본과 경합을 벌이고 있는 수출 대형주를 주로 내다팔았다. 지난 2주간 삼성전자를 4638억원 순매도한 것을 비롯해 LG디스플레이(1382억원) 기아차(994억원) 등이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가 약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당장 분위기를 바꿀 만한 계기가 없기 때문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실적 추정치가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어 이번주에 집중된 기업 실적 발표가 증시에 부담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과거 국내 증시가 선진국 증시와 디커플링이 장기화된 적이 거의 없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새 정부 정책 수혜 업종과 중국 경기 회복에 따른 중국 소비 관련주들이 증시 회복을 주도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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