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캐스팅보트' 역할로 주목받은 녹십자가 동아제약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이번 임시 주주총회에서 동아제약의 지배구조 개편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동아제약 임시주주총회는 28일 오전 10시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동아제약 신관 7층 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주요 주주인 GSK(9.9%)와 오츠카제약(7.9%) 등이 이미 찬성 의사를 밝힌 데 이어 녹십자(4.2%)까지 가세함에 따라 지주사 전환안의 주총 통과가 유력해졌다.
동아제약이 확보한 우호지분은 52%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분할 안건은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전체 주주의 70~80%가 주총에 참석한다고 가정하면 최소 47~52%의 찬성표를 확보해야 안건이 통과되므로 안정권에 해당하는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지난 24일 국민연금(9.39%)이 동아제약 지주사전환에 반대의사를 표시하면서 찬성 의결권을 44%밖에 확보하지 못한 동아제약의 지주사 전환에 빨간불이 들어오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25일 동아제약이 극적으로 녹십자를 우군으로 확보하고 일부 기관투자자로부터도 찬성위임장(4.2%)을 받음에 따라 동아제약의 지주사전환이 확실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찬성을 표명했던 주주가 임시주총에서 반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입장을 밝히지 않은 한미약품(8.71%)과 반대 위임장을 모으고 있는 소액주주모임 네비스탁이 어느 정도 지분을 모았는지도 변수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녹십자가 찬성 의사를 밝힌 만큼 아직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은 한미약품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회사의 지주사 전환과 관련, 현금창출원(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박카스사업부문을 따로 떼내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 아래 100% 비상장 자회사로 두는 부분이 최대 쟁점이다.
지주사 전환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알짜배기 사업부문을 분리, 비상장 자회사로 두는 지주사 전환 방식은 극히 이례적일 뿐 아니라 주주 가치를 훼손하고 편법 상속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지주사 분할 반대도 같은 이유에서다.
실제로 임시 주총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충격파가 작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주사 전환을 위한 물적분할 안건이 통과될 경우 반대 입장을 밝힌 국민연금과 전략적 투자자인 한미약품 등이 지분을 내다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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