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삼환기업 오너 비자금 수사 나서

입력 2013-01-28 14:38   수정 2013-01-28 16:25

검찰이 수백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63)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윤석열)는 차명계좌를 만들어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로 노동조합으로부터 고발당한 최 회장 사건을 재배당받아 수사중이라고 2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특수1부는 최 회장 사건을 담당했던 조사부(부장검사 이헌상)로부터 사건 기록과 주식취득자금 소명서, 차명계좌 확인서 등 관련자료를 최근 전달받았다. 또 지난 24일에는 국세청으로부터 삼환기업 세무조사 자료를 받아 분석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지난해 9월 최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지자 세무조사에 착수해 최근 조사를 마무리했지만 검찰에 자료만 전달하고 별도로 고발하지는 않았다.

일반 형사 사건을 주로 다루는 조사부에서 비리·부정 부패를 전담하는 특수부로 사건이 재배당됨에 따라 수사가 좀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검찰은 수집된 자료물을 조사하는 한편, 최 회장과 주변 인물에 대해서도 조만간 계좌 추적에 착수할 계획이다. 또 최 회장의 혐의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늦어도 3월까지는 수사를 끝낸다는 방침이다.

삼환기업은 시공능력평가순위 29위의 중견 건설사로, 2008년 이후 건설 경기 침체로 유동성 위기를 겪다가 지난해 7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지난 17일 법원은 회생 계획 수행에 걸림돌이 없다고 판단, 삼환기업에 회생절차 조기종결 결정을 내렸다. 앞서 지난해 11월 삼환기업 노조는 “최 회장이 건설현장마다 1000만~2000만원씩 가로채 10여년간 비자금 수백억원을 조성하고 수십개의 차명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며 그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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