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기자]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선댄스 영화제 월드시네마 극영화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오멸 감독의 영화 ‘지슬’이 최고작품상인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영화 ‘지슬’은 1948년 겨울, “해안선 5km 밖 모든 사람들을 폭도로 간주한다”는 미군정 소개령으로 인해 3만이라는 숫자의 주민들이 영문도 모른 채 사라져야 했던 제주 4.3을 영화화했다. 2012년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4관왕에 이어 42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스펙트럼 부문, 브졸아시아 국제영화제 장편영화 경쟁부문에도 진출한 수작이다.
선댄스 월드시네마 극영화 경쟁부문에 진출해 화제를 모았던 ‘지슬’은 심사위원 대상 마저 거머쥐며 영화제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수상작을 발표하기 위해 시상대에 오른 심사위원 아누락 카쉬아프는 “올해의 선댄스 월드 시네마 심사위원 대상은 매우 특별한 작품에게 돌아갔다. 이 작품은 우리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선정되었고, 결정을 내리는 데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며 ‘지슬’이 만장일치로 선정됐음을 알렸다.
이어 “영화의 시적인 이미지는 서사의 깊이와 함께 정서적인 충격을 안겨주며 우리를 강렬하게 매혹시켰고, 감독은 특정 인물들의 역사적 일화를 다루는 것으로부터 초월하여 불멸의 세계를 담아내는 성취를 이루었다”고 ‘지슬’에 심사위원 대상을 수여하는 이유를 밝혔다.
아쉽게도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오멸 감독은 영상으로나마 “이 상은 개인적인 영광보다는 제주 섬 사람들의 통증을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이니 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영화를 찍는 동안 함께 해주신 수많은 영혼들과 같이 나누고 싶고, 이 이야기를 전할 수 있게 만들어준 선댄스 영화제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라는 수상소감을 전했다.
‘지슬’은 보는 이들까지도 65년 전으로 불러오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만큼 흡입력이 있으며, 108분 동안 단 한시도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도록 좌중을 압도하는 범상치 않은 힘을 가졌다 평가받고 있다. 당초 오멸 감독은 “미군정의 개입이 있었던 일이니만큼 이 이야기가 미국 선댄스영화제에서 상영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뜻 깊은 일”이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생생하고도 힘있는 연출력, 전통적인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빼어난 미장센, 아픈 기억을 다루는 따뜻하고도 섬세한 시선, 위험 천만한 상황에서도 해학을 잊지 않는 여유 등 ‘지슬’은 영화적 완성도면으로도 세계에서 모인 관객들과 심사위원들을 모두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그 동안 선댄스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한국영화는 월드시네마 극영화 부문에 이윤기 감독의 ‘여자, 정혜’, 월드시네마 다큐멘터리 부문에 김동원 감독의 ‘송환’, 이충렬 감독의 ‘워낭소리’ 등이 있다. 하지만 2004년 김동원 감독의 ‘송환’이 특별상인 ‘표현의 자유상’을 수상한 것을 제외하면 한국영화가 선댄스 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수상한 이력은 전무하다. 7년 만에 선댄스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수상을 한데에 이어, 최초로 극영화 경쟁부문 심사위원 대상 수상이라는 신기록을 세운 ‘지슬’은 등장과 함께 한국영화계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한편 ‘지슬’은 오는 3월1일 제주 개봉을 시작으로 21일 전국 개봉한다. (사진제공: 자파리 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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