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사태 아픔 겪었지만
품질과 신용으로 극복
경상남도 창원시에 있는 동양산업(사장 전말순·77). 단조, 주조, 도금 등 뿌리산업을 영위하는 이 회사의 사장실에 들어서자 5000만불 수출탑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품질과 납기(신용)에만 매달려 2007년 500만달러의 수출액을 5년 만에 10배 늘렸다는 전말순 사장은 “올해는 매출 1000억원, 수출 7000만달러를 목표로 세웠다”고 말했다. 전년 대비 각각 25%, 40% 늘어난 수치로 대부분 중소기업을 공포에 떨게 한 최근 원고(高) 행진이 무색할 정도의 성장세다.
환 헤지 노하우가 궁금하다고 하자 전 사장은 “환 헤지는 특별히 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수출 비중이 60~70%에 달하는데 결제 대금은 보통 달러로 보유하고 필요할 경우에만 원화로 바꾼다”며 “최상의 환 헤지는 환 관리에 쓸 에너지를 주력 사업에 쏟아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로지 주력 사업 강화에 충실한 것이 노하우라는 얘기다. 환 헤지를 하지 않는 이유는 유쾌하지 않은 ‘키코(KIKO)의 추억’ 때문이다.
통화옵션상품 키코와의 악연은 2008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양산업이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한 시중은행이 키코 가입을 권했다. 세 번이나 거절했지만 집요한 권유에 결국 가입했고 바로 다음 달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2월 94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이 같은 해 11월 1500원대로 급등하면서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20억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 창업 후 30년간 회사가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한 건 이때가 유일하다.
전 사장은 “은행이 팔을 비틀어 가입한 키코 때문에 직원들의 피와 땀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며 “대출이 없었더라면 은행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니까 절대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때부터 본업인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 덕분에 지금은 현대·기아자동차를 통해 북미와 유럽 등 전 세계 곳곳에 한국 뿌리산업의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30년간 한우물을 파온 결과다. 지난해까지 2년 임기의 창원여성경제인협회 회장을 지낸 전 사장은 “과거엔 술과 골프를 못해 영업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여권(女權)이 많이 신장된 덕분에 사업하기 좋아졌다”며 “여성 대통령 시대가 와서 여자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여성의 파워가 강해지기 때문에 여성 대통령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전 사장은 여성들이 숨은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보육 문제를 더 신경써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대학 교육을 받은 여성 인재들이 자녀 문제에 발목이 잡혀 실력 발휘를 못하고 있다”며 “이걸 정부가 잘 풀어줘야 숨은 인재들이 국가 경쟁력 향상에 힘을 보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창원=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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