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前 위원장, 경제관료에 한마디 "경제, 여전히 위기…함부로 낙관 말라"

입력 2013-01-29 17:12   수정 2013-01-30 02:54

맹목적 中企지원 안돼…30%는 구조조정 필요


“경제를 다루는 사람은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함부로 낙관해선 안 된다.”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29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무역협회 최고경영자(CEO) 조찬강연회에서 “한국경제의 기초가 강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위기라고 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산업구조의 점진적 변화’와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새 정부가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키로 한 것도 인문학과 과학을 아우르는 융합형 인재를 육성하고 이들이 미래 먹거리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지원을 위해 불필요한 정부 개입을 자제하고 시장의 가격 결정 메커니즘을 따라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차기 정부가 수출 확대 등을 위해 단기 성과 위주로 경제정책을 펴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며 “정부가 물가 목표제 등 인위적 정책들을 추진하면 결과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이 나빠지고 경제 질서가 교란된다”고 지적했다.

경제민주화에 대해선 “다양한 경제 주체가 공생, 공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경제민주화가 필요하다”며 “납품 가격 후려치기, 일감 몰아주기 등은 자본주의 체제의 효율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새 정부의 주요 공약인 중소기업 지원정책은 “맹목적인 중기 위주 지원정책만 펴선 안 되고 30%는 근본적으로 구조조정해야 산업 전체가 생존할 수 있다는 자세를 갖고 정책을 짜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나 차기 정부 입각 여부를 묻는 질문에 “경제민주화 공약 실현은 앞으로 새 정부에서 일할 사람들의 몫”이라며 “내 역할은 선거까지였다”고 잘라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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