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국정의 2인자 자리에 사법부 출신들이 기용됐거나 기용하려는 이유는 뭘까. 법과 원칙, 중립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법조인들은 대개 조직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돌출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한 배경으로 꼽는다. 정치적 야심이 없다는 점도 또 다른 기용 이유다.
함성득 고려대 행정학과(대통령학) 교수는 30일 “법관 출신이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과 시대상황에 딱 맞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함 교수는 “죄를 묻는 검사보다는 양쪽 입장을 충분히 듣는 판사는 국민이 중립적으로 본다”며 “화합을 강조하는 조직에서 원만하게 삶을 살아와 튀는 인사를 좋아하지 않는 박 당선인의 인사스타일에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안대희 전 대법관은 검사 출신이지만 묵묵한 스타일로 판사 출신에 가깝다는 평을 듣는다.
1987년 민주항쟁 이후 지금까지 22명의 총리(서리는 제외) 가운데 판사 출신은 이회창(김영삼) 이한동 김석수(김대중) 김황식(이명박) 총리 등 4명이다. 9명인 교수 출신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김대중 정부에서 판사 출신이 2명으로 가장 많았다. 김대중 정부도 박근혜 정부와 마찬가지로 국민대통합을 내세웠다. 통합엔 중립적 이미지를 가진 법조인이 적합하다는 의미다.
물론 한계도 있다. 함 교수는 “튀지 않는 성향 탓에 보수적인 색채가 강하고, 개혁성이 부족하며 정적이어서 위기대처 능력 등 생동감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동전의 양면 같다”고 비유했다. 이런 스타일에서 벗어난 이회창 전 총리는 4개월 ‘단명총리’로 남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삼권분립의 의미가 훼손될 수 있는 만큼 법조수장 출신보다 공무원이나 정치인 출신의 총리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 싸이 '13억 저택' 미국에 숨겨뒀다 들통나
▶ 女아나운서 '신혼 아파트' 월세가 무려…
▶ '쿨' 김성수 "잘나갈 때 번 돈 모두" 눈물 고백
▶ 소유진 남편, 연대 나왔는데 17억 빚 떠안고…
▶ 박신양이 자랑한 '7천만원대' 신혼집 보니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