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 개척자의 쓸쓸한 퇴장…매클렌던 체서피크 CEO 사임

입력 2013-01-31 16:56   수정 2013-02-01 03:25

미국 2위 천연가스 생산업체인 체사피크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오브리 맥클렌던(사진)이 오는 4월1일 사임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31일 보도했다. 사업구조 전환 실패로 회사 재무구조가 크게 나빠진 데다 담보대출 논란에 따른 주가 급락으로 주주들의 반발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맥클렌던은 1989년 직원 10명을 데리고 창업해 체사피크를 엑슨모빌에 이어 미국 2위의 천연가스 생산기업으로 키웠다. 뉴욕주 면적의 절반에 이르는 가스 및 석유 산지들을 매입했고, 셰일가스(진흙이 쌓여 만들어진 퇴적암층에 있는 천연가스) 채굴 방법으로 알려진 수평시추법과 수압파쇄법 도입을 주도했다. 덕분에 셰일가스 업계의 개척자로 불린다.

특히 루이지애나주 헤인즈빌과 오하이오주 유티카 등의 셰일유전을 발견, 미국 에너지 산업의 부활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채굴 기술의 발전으로 미국 내 천연가스의 공급 과잉이 초래됐고, 이로 인해 가격이 급락했다.

체사피크는 작년 3분기까지 10억7000만달러(약 1조1650억원)의 적자를 냈다. 순부채도 전년보다 56% 증가해 161억달러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감원을 비롯해 설비투자 축소, 100억달러 규모의 자산매각을 추진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맥클렌던은 사업구조를 레드오션으로 전락한 천연가스 사업에서 고부가가치의 석유시추 사업으로 전환하는 데 실패해 가스 가격에 취약한 재무구조를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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