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불산 누출' 여전히 불안한 시민들

입력 2013-01-31 17:01   수정 2013-01-31 23:39

정성택 산업부 기자 naive@hankyung.com


“우리가 안전한지 정말 궁금해요. 삼성 측에서 확실히 해명해주지 않아 사고 이후 아직까지 창문을 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30일 오후 7시 경기도 화성시 동탄1동 주민센터 3층. 지난 27일 발생한 삼성전자 화성반도체 공장의 불산 누출사고와 관련,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한 40대 주부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설명회는 사고 3일 만에 주민 측 제안으로 열렸다. 화성 공장 주변 26개 아파트 입주자 대표와 주민 100여명, 채인석 화성시장, 이원욱 국회의원(경기 화성을·민주통합당) 등이 참석했다.

김태성 삼성전자 환경안전팀 전무가 해명에 나섰다. 사고 현장 도면과 사고 일지를 화면에 띄운 채 약 10분 동안 설명하고 질문을 받았다. 주민들은 앞다퉈 손을 들었다. 한 주민은 “설명회를 한다면서 유인물도 없이 10분간의 브리핑으로 끝내는 거냐”며 “최소한 사장 등 책임있는 사람이 와서 해명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다른 주민은 “이틀 사이에 집값이 1000만원 이상 떨어졌다”며 “삼성에서 아파트를 매입해달라”고 했다.

사고로 누출된 불산의 양이 2ℓ란 김 전무의 설명에 주민들은 “열 시간 동안 페트병 한 개 분량밖에 새지 않았다는 게 정말이냐”고 의심했다. 한 주민은 “사망한 작업자가 방제복을 입고 있었는지도 진술이 엇갈린다”며 “삼성이 CCTV를 공개하지 않는 등 빨리 대응하지 않아 의문만 키우고 있다”고 했다.

김 전무는 “내일부터 창문을 열어도 된다고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앞으로 위험물질 농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광판을 공장 인근에 설치하는 등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대답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체 소방·경비 시스템이 있다 보니 사고가 났을 때 관공서에 연락하는 유연함이 부족했고, 사망 사고에 대한 초기 대응도 느렸다”고 사과한 뒤 “앞으로 사고경위를 빨리 파악해 대응할 수 있게 보고체계도 보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후 10시가 넘어 설명회가 끝난 뒤에도 주민들은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했다. 떠나는 주민도 석연치 않은 표정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뗐다. 한 주민은 “세 시간이나 설명회를 들었지만 지금 우리가 안전한지 여전히 모르겠다”는 말을 남기고 집으로 향했다.

정성택 산업부 기자 naive@hankyung.com


▶ 의사에게 성폭행 당한 女 "기억이 잘…"

▶ 싸이 '13억 저택' 미국에 숨겨뒀다 들통나

▶ 女아나운서 '신혼 아파트' 월세가 무려…

▶ '쿨' 김성수 "잘나갈 때 번 돈 모두" 눈물 고백

▶ 소유진 남편, 연대 나왔는데 17억 빚 떠안고…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