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안전한지 정말 궁금해요. 삼성 측에서 확실히 해명해주지 않아 사고 이후 아직까지 창문을 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30일 오후 7시 경기도 화성시 동탄1동 주민센터 3층. 지난 27일 발생한 삼성전자 화성반도체 공장의 불산 누출사고와 관련,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한 40대 주부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설명회는 사고 3일 만에 주민 측 제안으로 열렸다. 화성 공장 주변 26개 아파트 입주자 대표와 주민 100여명, 채인석 화성시장, 이원욱 국회의원(경기 화성을·민주통합당) 등이 참석했다.
김태성 삼성전자 환경안전팀 전무가 해명에 나섰다. 사고 현장 도면과 사고 일지를 화면에 띄운 채 약 10분 동안 설명하고 질문을 받았다. 주민들은 앞다퉈 손을 들었다. 한 주민은 “설명회를 한다면서 유인물도 없이 10분간의 브리핑으로 끝내는 거냐”며 “최소한 사장 등 책임있는 사람이 와서 해명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다른 주민은 “이틀 사이에 집값이 1000만원 이상 떨어졌다”며 “삼성에서 아파트를 매입해달라”고 했다.
사고로 누출된 불산의 양이 2ℓ란 김 전무의 설명에 주민들은 “열 시간 동안 페트병 한 개 분량밖에 새지 않았다는 게 정말이냐”고 의심했다. 한 주민은 “사망한 작업자가 방제복을 입고 있었는지도 진술이 엇갈린다”며 “삼성이 CCTV를 공개하지 않는 등 빨리 대응하지 않아 의문만 키우고 있다”고 했다.
김 전무는 “내일부터 창문을 열어도 된다고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앞으로 위험물질 농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광판을 공장 인근에 설치하는 등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대답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체 소방·경비 시스템이 있다 보니 사고가 났을 때 관공서에 연락하는 유연함이 부족했고, 사망 사고에 대한 초기 대응도 느렸다”고 사과한 뒤 “앞으로 사고경위를 빨리 파악해 대응할 수 있게 보고체계도 보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후 10시가 넘어 설명회가 끝난 뒤에도 주민들은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했다. 떠나는 주민도 석연치 않은 표정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뗐다. 한 주민은 “세 시간이나 설명회를 들었지만 지금 우리가 안전한지 여전히 모르겠다”는 말을 남기고 집으로 향했다.
정성택 산업부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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