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7곳 전략적 M&A
신기술 강소기업 특히 관심
삼성전자가 ‘스몰 인수·합병(M&A)’을 가속화하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5개의 소규모 기업을 인수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2개 기업의 지분을 사들였다. 과거에는 브랜드와 시장지배력이 있는 대기업에 관심을 뒀다면 최근엔 꼭 필요한 기술을 가진 작은 기업을 골라 사들이고 있다. 삼성도 신기술을 지닌 소규모 기업을 인수, 신사업을 일궈온 ‘구글’식 M&A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개째 연속 투자
삼성전자는 31일 “S펜을 개발한 일본 와콤의 지분 5%를 53억엔(약 630억원)에 취득했다”고 밝혔다. 와콤도 지난 30일 삼성전자와 자본·업무 제휴를 맺었다고 일본 증시에 공시했다.
와콤은 전자펜 분야에서 많은 특허를 갖고 있는 회사다. 삼성 갤럭시노트에 들어가는 S펜이 이 회사 제품이다. 다른 모바일 회사도 와콤에 관심을 보여왔지만 이 회사는 그동안 스마트폰·태블릿PC 분야에서 삼성전자에만 독점적으로 공급해왔다. 삼성전자는 “지분은 샀지만 M&A 등의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9일엔 미국 CT(컴퓨터 단층촬영) 전문 업체인 뉴로로지카(NeuroLogica)를 인수했다. 신수종으로 키우는 의료기기 사업 강화를 위해 CT 기술을 가진 회사를 사들인 것이다.
지난해에도 5개의 회사를 사들였다. 작년 5월 미국의 클라우드 음악서비스 기업인 엠스팟을 인수했고, 6월엔 스웨덴 무선칩셋 기업인 나노라디오를 사들였다. 7월 영국 CSR에 투자해 기기 간 연결 기능인 커넥티비티 기술을 획득했고, 8월엔 반도체 장비업체 ASML에 7억7900만유로를 투자했다. 또 12월엔 솔리트스테이트드라이브(SSD) 관련 소프트웨어 업체인 미국 엔벨로의 지분을 인수했다. 모두 삼성이 반도체, 모바일, SSD 등에서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갖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가진 업체다.
○삼성, 구글식 M&A 본격화
삼성전자의 성장 역사에서 M&A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미미하다. 삼성전자는 1994년 당시 세계 PC 시장 6위이던 미국 AST리서치를 5억4000만달러에 사들였다가 핵심 인력이 대거 이탈하며 쓴맛을 봤다. 이후 15년 동안 이스라엘의 반도체 업체 트랜스칩(2007), 폴란드 가전업체인 아미카(2009) 인수 등 단 두 건의 M&A만 진행했다.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 건 2010년 4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부터다. 본격적인 신수종사업 확보에 뛰어든 삼성은 신사업 추진을 위한 비밀 M&A 조직을 만들었다. 특히 2011년 8월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은 삼성에 충격이었다. 이 회장은 당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고 M&A도 강화해 필요한 인력과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삼성도 구글식 M&A를 본격화한다. 구글은 2010년 47개, 2011년 57개 등 수많은 기업을 인수하며 부족한 기술을 채우고 차세대 사업을 준비하는 일을 M&A를 통해 해결해왔다.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이 삼성전자 최고경영자이던 2011년 초 “삼성전자의 사업 분야가 많아 혼자 할 수 없기 때문에 M&A와 함께 전략적 제휴에 나설 것”이라며 “앞으로의 M&A는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를 중점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전사 차원의 M&A와 별개로 주요사업부와 실리콘밸리 오픈이노베이션센터에서 소규모 M&A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 관계자는 “앞으로도 신기술 확보를 위한 스몰 M&A가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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