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31일 오전11시13분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 1호로 예상됐던 LG실트론이 한국거래소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도체와 태양광 웨이퍼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로 원하는 공모가격을 맞출 수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던 LG실트론은 최근 거래소에 상장을 철회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10월31일 거래소로부터 상장 심사 승인을 받은 지 석 달 만이다.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승인 효력은 6개월이기 때문에 LG실트론은 상장 승인을 받은 뒤 6개월째 되는 오는 4월까지 상장을 해야 했다. 이를 위해선 2월부터 공모 준비에 들어가야 했다. 하지만 실적이 초라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73억원과 35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와 60% 감소했다. 작년 4분기 역시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격이 싸지 않으면 철저히 외면받는 최근 공모시장 상황도 상장 철회 배경 중 하나다. LG실트론은 재무적 투자자의 지분을 매각하는 구주매출로만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최근 상황에서는 LG실트론이 재무적 투자자들과 협의끝에 결정한 희망공모가 1만8000~2만1000원을 맞추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상장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LG실트론 일부 주주들은 9월 이후 상장 작업을 재개할 의사를 갖고 있지만, 연내 상장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LG실트론은 지분 51%를 보유한 LG가 최대주주다. 보고펀드와 KTB프라이빗에쿼티(PE)가 특수목적회사(SPC) 형태로 49%를 들고 있다. 보고-KTB컨소시엄은 2007년 말 동부그룹으로부터 LG실트론 지분 49%를 주당 2만1552원(액면분할 반영), 총 7078억원에 인수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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