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발기부전·심장병까지…코골이 방치하다간 '큰 코' 다칩니다

입력 2013-02-01 16:48   수정 2013-02-03 14:54

수면 중 반복적 호흡정지…정상적 몸의 기능 방해
비만과도 상관관계 높아…'씨팹' 등 비수술적 치료 효과적




우리나라 성인의 25~45%가 잠을 잘 때 코를 곤다고 한다. 사회 통념상 코골이는 잠버릇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코골이가 고혈압, 당뇨, 심장병, 만성피로, 발기부전 등의 원인이라는 연구논문이 잇따르고 있다. 관련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 수가 늘면서 코골이 수술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수술만 하면 말끔히 낫는다”는 의사 말만 믿고 손쉽게 수술을 결심할 일은 아니다. 학계에선 수술 대상이 되는 환자는 극히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수술을 받더라도 재발할 가능성이 큰 탓이다. 수면 및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은 생활습관 개선, 수면보조장치 활용과 같은 비수술적 방법을 먼저 사용해도 낫지 않는 경우에 제한적으로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코골이(수면성무호흡) 환자는 2006년 1만3174명에서 2008년 1만6622명, 2010년 1만9792명으로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엔 2만3000여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남성 환자가 70% 정도로 압도적이고, 특히 40·50대 중년 남성이 가장 많다.

○코골이, 발기부전·심장병 위험 증가

습관적으로 코를 고는 사람의 40~60%는 수면 중 산소 부족 현상에 시달린다. 수면 중 숨을 들이마시는 양이 깨어있을 때의 50% 이하로 떨어지거나, 여러 번 숨이 막히기 때문이다. 국제학술지 랜싯(Lancet)에 따르면 심각한 코골이 환자는 치명적 심혈관 합병증(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에 걸릴 가능성이 정상인의 2.9배나 된다.

미국 예일대 의대 응급의학전문의 네이더 보트로스 박사는 최근 열린 미국흉부학회 국제학술회의에서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일반인보다 2.7배 높다고 발표했다. 잠자면서 중간중간 호흡이 끊김으로써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리티솔’의 분비가 급격히 늘고, 이것이 당뇨병의 전조증상인 인슐린 저항과 포도당 내성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노르웨이 살그렌스카 대학병원의 유크셀 페커 박사는 지난해 ‘유럽호흡기저널’에 발표한 연구논문을 통해 코골이가 중년에 계속되면 심장병 위험을 최고 5배까지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페커 박사는 습관성 수면무호흡증이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경고했다.

국내에선 예송이비인후과 수면센터가 기혼 남성환자(50명)를 조사한 결과, 코를 고는 사람의 22.5%가 발기부전을 겪고 있었다. 이는 40대 남성의 발기부전 유병률 8%에 비해 3배나 높은 수치다. 박동선 예송이비인후과 원장은 “상부 기도의 폐쇄로 잠자는 동안 숨이 반복적으로 정지되면 육체적인 기능을 회복시키는 렘수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면 음경 발기에 지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살을 빼고 옆으로 누워 자라”

습관성 코골이의 60~80%는 비만 때문이다. 고려대 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 신철 교수팀이 국내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4164명을 조사한 결과, 남성은 목 둘레 39.3㎝, 배 둘레 92.2㎝, 여성은 목 둘레 35.2㎝, 배 둘레 93.4㎝가 넘으면 코를 심하게 고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이 찌면 연구개(목구멍의 윗부분)가 비대해지고 탄력도 떨어져 힘없이 늘어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비만 때문에 목구멍이 좁아지면 공기의 흐름이 더 빨라지는데, 이것이 목젖 등 연구개 부위를 더 떨리게 해 코골이를 심하게 한다. 따라서 전문의들은 코를 많이 고는 사람은 먼저 살부터 빼야 한다고 조언했다.

옆으로 누워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똑바로 누워 자면 목젖 등 연구개와 혀뿌리가 뒤로 젖혀져 잘 떨리고, 상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히기 쉽다. 흡연은 구강 점막 등을 건조하게 해 상기도 주변 조직의 탄력을 떨어뜨려 코골이를 유발한다. 되도록 담배를 끊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근육 등 조직의 긴장도를 떨어뜨리는 안정제나 수면제도 삼가야 한다. 신 교수는 “코골이 때문에 잠을 개운하게 못 잔다는 이유로 수면제 등을 복용하면 생활리듬이 깨져 나중에는 자는 동안 코골이가 더 심해진다”고 말했다.

○비수술적 치료 ‘씨팹(CPAP)’ 권장

최근에는 비수술적으로 코골이를 완화할 수 있는 치료기가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지속적 기도 양압호흡기(CPAP)’가 대표적이다.

잠자는 동안 콧구멍으로 약한 공기를 불어넣어 코부터 목까지의 숨구멍을 계속 열어주는 장비다. 공군조종사 마스크처럼 생긴 장비를 착용하면 코로 약한 바람이 조금씩 들어오는 느낌이 든다. 공기 압력이 너무 세면 숨쉬기가 어려운 만큼 적절한 압력으로 조절할 수 있다. 1회용부터 몇 개월을 쓸 수 있는 것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일각에선 호흡을 민감하게 조절하는 기술이 떨어져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씨팹의 치료 효과는 80~90%로 높고, 잘만 활용하면 수술 없이도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어 수면 전문의들이 선호한다.

우리나라에서 씨팹은 150만~200만원, 압력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전자식 자동 씨팹은 250만~350만원 선으로,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 비싼 편이다. 미국 유럽 등은 보험적용이 돼 저렴하며, 일본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씨팹 사용을 권장해 월 3만5000원 정도 부담하면 임대해서 사용할 수 있다.

○임플란트 수술 “성공률 40~60%”

한 주에 5일 이상 코를 고는 ‘습관성 코골이’ 환자는 수술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국내 40대 이상 중년 남성의 17.9%, 여성의 12.4%가 이에 해당한다. 코골이 수술에는 △연구개를 접어서 꿰매는 수술 △혀뿌리에 고주파를 쬐어 쪼그라들게 해 부피를 감소시키는 수술 △혀를 앞으로 빼내는 수술 △휘어진 코뼈를 바로잡는 수술 등이 있다. 수술 성공률은 보통 40~60%로 그다지 높지 않다.

연구개에 플라스틱을 박아 탄력을 높여주는 임플란트 수술은 성공률이 60% 이상이지만 이 수술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전체 코골이 환자의 5% 정도에 불과하다. 코골이 수술을 받으려는 사람은 수술 후 1주일 정도 죽을 먹어야 하고, 2주 정도 통증이 지속되면서 목소리에 미세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신철 고려대 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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