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를 난파선으로 만들어놓고 제 살 길만 찾겠다는 겁니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정부조직 개편안을 둘러싸고 방통위 내부 갈등이 터졌다. 대부분 기능이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로 빠져나가 ‘방송 규제’ 업무만 남게 된 방통위 상임위원들이 1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실·국장급 공무원들을 집중 성토한 것.
양문석 상임위원은 “조직개편 협의 과정에서 일부 방통위 관료들이 제 살 길만 찾았다”며 “이 과정에서 방송정책 등 방통위의 기본 기능들이 모두 미래부로 넘어갔다”고 비난했다. 이어 “국회에 로비해 방통위를 난파선으로 만든 관료들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며 “이들은 미래부로 가지 말고 방통위에 남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김충식 부위원장도 “통신은 기술과 경제 영역이지만 방송은 사회와 문화 영역”이라며 방송정책 부문이 대부분 미래부로 이관되는 것에 반대했다. 그는 “미래부는 수출을 통한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내세우고 있는데 지상파 방송 등은 경제 성장에 크게 도움이 되는 산업이 아니다”고 말했다.
방통위 상임위원들이 산하 공무원들을 이처럼 대놓고 비난한 것은 미래부로 자리를 옮기기 위한 공무원들의 로비가 과도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정부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500여명의 방통위 공무원 가운데 90%는 미래부로 가고 나머지 10%만 방통위에 남는다. 방통위 실·국장급 관료들이 방통위에 남겨둬야 할 업무마저도 미래부로 이관해야 한다고 정부와 정치권에 얘기하고 다닌 결과라는 게 상임위원들의 얘기다. 당초 방통위가 갖기로 했던 ‘지상파 위성방송 케이블 등 방송 인·허가권’과 ‘위성·케이블 등 유료 방송사업자 채널구성·설비·재송신 업무’마저 미래부로 넘어가게 됐다는 것이다.
반면 상임위원들은 임기가 1년가량 남아 있다. 지금으로서는 정부조직이 바뀐 뒤에도 방통위에 그대로 남아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공무원들을 비난하는 상임위원들의 발언이 계속되자 이계철 방통위원장은 “안건이 아닌 사항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국회에 가서 얘기하라”고 불쾌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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