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유럽은 안전조끼 의무화…美는 위험표지 3개 설치

입력 2013-02-01 17:15   수정 2013-02-02 02:18

도로교통법에서 차량 사고 발생 시 설치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삼각대와 불꽃신호는 2차 사고 방지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기자는 지난달 30일 오후 11시 서울 중부고속도로 상일나들목(IC)에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안전요원과 함께 실험해봤다. 고속도로 갓길에 차량을 세운 뒤 비상등을 켜고 후방 100m 지점에 삼각대를 설치했다. 지나가는 차량들의 불빛에 삼각대가 반짝거려 100m 이상 되는 거리에서도 삼각대를 식별할 수 있었다. 차량을 다른 차로로 유도하는 붉은색 경광봉을 켜니 500m 밖에서도 ‘안전 신호’를 인식하기에 충분했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사고 발생 시 삼각대를 설치하면 뒤따르던 운전자들이 삼각대를 보고 피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며 “설령 졸음운전을 하다 삼각대를 치고 지나가더라도 그 충격으로 인해 차량과 직접 충돌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에서도 2차 사고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여러 안전 규정을 둔 곳이 많다. 유럽 각국에서는 삼각대뿐만 아니라 안전조끼 비치까지 의무인 곳이 대부분이다. 프랑스는 2010년 8월부터 시행에 들어가 운전자가 비상 정차를 한 뒤 밖으로 나올 때는 안전조끼를 입은 채 나오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안전조끼는 운전자의 손이 닿는 곳에 있어야 한다. 삼각대도 트렁크에 다른 짐이 많으면 항상 위에 두도록 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두 개의 삼각대를 비치해야 하며 이탈리아에선 안전조끼를 탑승자 숫자만큼 비치해야 한다.

미국은 트럭 등 영업용 차량은 3개의 위험표지를 30m 이내에 설치해야 한다. 여기에 불꽃신호탄 6개와 적색 깃발도 필요하다. 영국은 모든 자동차에 삼각대를 갖고 있어야 하며 고속도로를 제외한 도로에서 사고가 났을 경우 45m 거리에 설치하도록 돼 있다. 다만 일본의 안전규정은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야간에 200m 거리에 삼각대를 설치해야 한다. 보통 차를 구입할 때 불꽃신호탄도 제공된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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