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신인류 PB족이 뜬다] 유통단계 확 줄이고…전세계 '아웃소싱'

입력 2013-02-01 17:17   수정 2013-02-02 01:33

착한가격의 비밀



유통 전문가들은 자체상표(PB) 상품의 강점으로 저렴한 가격과 가격에 비해 우수한 성능을 꼽는다. PB 상품의 가격이 싼 것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대규모 사전계약을 통해 유통단계를 줄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를 누비며 우수한 중소기업 상품을 발굴하는 바이어들의 노력도 가격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마트가 지난해 10월 선보여 3일 만에 준비물량 5000대를 모두 판매한 ‘반값 TV’는 해외사례를 벤치마킹해 가격경쟁력과 품질을 확보한 사례다. 이마트는 북미시장에서 저가형 TV로 2010년 시장 1위를 차지한 ‘비지오’의 모델을 분석했다. 김선혁 이마트 TV담당 바이어는 “과거와 달리 TV 제작과정은 패널 제작, 조립생산, 유통, 사후서비스(AS)가 모두 분업화됐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세밀하게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상품 원가공급 구조’는 일반적으로 원재료비 20%, 관리비 10%, 연구·개발비 10%, 물류비 5%, 마케팅비 30%, 이익 25%로 구성된다. 김진호 이마트 마케팅팀장은 “PB 제품은 관리비와 물류비, 그리고 마케팅에 사용되는 약 45%의 비용을 최대한 줄여 비용을 20%가량 낮춘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대만 TPV사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물건을 공급받았다. AS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 소비자의 특성을 고려해 TG삼보와 전문계약을 맺어 서비스 문제를 해결했다.

이마트의 노하우를 살려 유통단계도 최대한 줄였다. 이를 통해 동일한 사양의 발광다이오드(LED) TV보다 39~42%가량 저렴한(49만9000원)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6월 출시한 ‘통큰 김치’는 우수 중소기업을 발굴해 가격을 낮춘 사례다. 통큰 김치는 한 상자(5㎏)에 1만8000원으로 시중 가격보다 30%가량 저렴하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4월 개최한 중소기업박람회에서 김치 전문 제조업체인 들빛식품을 만났다. 충북 제천에 있는 들빛식품은 공장 인근에 배추 산지가 많은 데다 대부분의 물량을 사전 계약 재배를 통해 확보하고 있어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후 생산은 들빛식품이, 마케팅 및 판매는 롯데마트가 맡는 분업을 통해 통큰 김치가 탄생했다. 들빛식품은 롯데마트와의 거래 후 2억원가량이었던 월 매출 규모가 현재 3억5000만원 수준으로 75% 성장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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