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약 집중+전문가 영업망+철저한 현지화' 전략 통했다…"4년뒤 본사 매출 추월할 것"
“베이징한미의 연간 성장률이 40%를 넘고 있습니다. 3~4년 뒤엔 본사보다 매출이 앞설 겁니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사진)은 3일 “수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중국 영업망이 이제 온전히 자리잡은 데다 중국 제약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베이징한미의 성장세가 가파르다”며 이같이 장담했다.
베이징한미는 한미약품의 새로운 성장엔진이 되고 있다. 베이징한미의 지난해 추정 매출은 1500억원. 본사 매출(5300억원)의 30% 수준이다. 이는 2011년(990억원)보다 40% 넘게 늘어난 규모다. 영업이익률도 15% 선을 넘는다. 올해는 매출 2000억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베이징한미가 ‘초코파이’로 중국 신화를 만들어낸 오리온의 성공스토리를 재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어떻게 이런 성과가 가능했을까.
우선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베이징한미는 산하제한 정책으로 중국에서 자녀가 ‘소황제’ 대우를 받는다는 점에 착안, 소아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어린이용 정장제와 감기약이 주요 품목이다. 이 분야에서 베이징한미는 중국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사장은 “중국은 시장이 워낙 크고 약가 마진율도 국내보다 높기 때문에 특화된 약품군으로 승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영업력이다. 베이징한미의 종업원 수는 1400여명. 이 중 1000명이 의사·약사 출신의 영업맨이다. 이들이 중국 전역을 누비고 있다. 국내 제약사가 중국에서 전국 판매망을 갖고 있는 것은 한미가 유일하다. 다국적 제약사 GSK도 중국 내 항생제 판매업무를 베이징한미에 위탁할 정도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중국의 약품 인·허가 규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뚫었다. 이 사장은 “중국 법인이 생산과 영업은 물론이고 차세대 신약 물질을 찾는 연구까지 맡고 있을 정도로 철저하게 현지화를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현지법인 직원 중 본사 파견인원은 5명에 불과하다.
한미약품은 미국 쪽에서도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소화기궤양 개량신약 ‘에소메졸’의 미국 내 판매허가 여부가 오는 6월께 결정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2010년 10월 미 식품의약국(FDA)에 판매 허가 신청을 냈으나 오리지널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너커의 특허 허가 연계소송에 막혀 판매를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최근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는 것. 이 사장은 “6조원 규모에 달하는 북미 소화기궤양약 시장을 한 업체가 독점했는데 6월에 판매 허가가 떨어지면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작년 1분기 국내 매출이 5년 만에 분기 기준으로 최저를 기록하며 바닥까지 떨어지는 기분이었다”며 “지난해가 재도약을 준비하는 해였다면 올해는 한미약품이 국내외에서 기지개를 켜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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