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미는 신입사원들의 아이디어…강남권 40~50대 여성고객 대부분
김충호 대표, 고급 인테리어·원스톱 서비스 만족
"서비스센터를 갖춘 수입차 매장이 대거 들어오는 상황에서 국산차 최대 업체로서 고객들에게 한 걸음 앞서나가는 서비스를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 도곡동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갤러리 내 숍인숍(Shop-In-Shop) 형태로 입점한 현대자동차의 여성전용 서비스센터 '블루미(Blue me)'.
지난달 29일 이 곳에서 만난 조용진 블루미 운영팀장(남부서비스센터 팀장·사진)은 업계 최초로 강남권에 신설된 여성 전용 서비스센터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블루미는 최근 애프터서비스(A/S)를 강화하고 있는 수입차 업계에 대응하는 현대차의 전략 상품이다.
"현대차의 여성 고객은 25%인 데 비해 수입차 여성 고객 비율은 40%에 달합니다.여성 운전자가 늘어난 상황에서 블루미는 여성 고객들을 잡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고장부위에 따라 이리저리 옮겨다닐 필요없이 입고부터 출고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블루미 서비스는 해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겁니다."
20년 경력의 전문 정비사인 그는 "보통 여성고객은 남성 중심의 정비센터에 가는 것을 어려워하는데 이곳에선 차량에 신경쓰지 않고 편히 쉬다갈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러워한다"고 말했다.
과잉정비 우려, 알아듣기 힘든 정비소 직원의 설명, 더럽고 시끄러운 환경 등은 여성 운전자들이 정비업체에 차를 맡길 때 가장 불만을 느끼는 대표적인 사항이다. 여성 운전자 1000만명 시대를 맞아 이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블루미를 열었다고 조 팀장은 설명했다.
기자가 찾아간 블루미는 지하 1층엔 차량 정비 및 상담공간이, 지상 1층엔 휴식공간인 힐링라운지(힐스테이트 공용)와 블루미 라운지(전용)를 갖췄다. 또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키즈존 등이 마련돼 있었다.
고객의 차량이 블루미에 들어온 순간 1대 1 맞춤서비스가 시작된다. 발레파킹부터 데스크 예약안내, 전담매니저와의 1차 상담, 다과·독서 및 휴식, 진단 결과 설명과 수리여부 안내, 수리 시 렌트서비스 제공, 수리완료된 차량 고객 전달까지. 모든 것이 한 번에 원스톱 서비스로 진행된다. 고객이 센터를 방문해 점검을 마무리하는 데까지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수리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서비스는 전부 무료다.
블루미는 오전 9시부터 5시까지 주 5일제로 운영된다. 아직 당일 예약방문도 가능하지만 정착되면 100% 예약제로 운영할 방침이라는 게 조 팀장의 설명. 블루미는 오픈한 지 20여 일이 지났고 인터뷰 당일까지 총 50대가 서비스를 받았다.
조 팀장은 "개장 첫 주엔 하루에 2~3대 정도 들어왔지만 최근엔 하루 10대까지 늘어났다"며 "기사를 보고 강남권 거주 고객뿐 아니라 멀리 분당 수지에서 온 고객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방문 고객은 그랜저나 제네시스를 소유한 강남지역 40~50대 여성들이 대부분이다. 그는 "지금은 블루미가 강남에만 운영되고 있지만 호응이 좋으면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터뷰 중 블루미의 탄생 과정이 궁금해졌다. 조 팀장은 아이디어는 현대차 신입사원 회의에서 나왔고, 정비센터에서 겪었던 자신의 경험들도 담겨 있다고 밝혔다.
"1년이라는 준비기간이 걸렸습니다. 기존 사원들은 절대 생각해낼 수 없던 신선한 아이디어에 그동안 근무하면서 느낀 점을 구체화해 접목시켰습니다."
블루미는 업계 최초의 여성 전용 서비스센터로서 회사 경영진들의 관심도 컸다. 그는 "김충호 현대차 사장을 비롯해 많은 임원들이 직접 다녀갔다"며 "김 사장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원스톱 서비스를 특히 만족스러워 했다"고 말했다.
블루미는 현대차 고유의 고객서비스를 상징하는 '블루(Blue)'라는 단어에 여성성이 담긴 한자어 '미(美)'를 결합했다. 영문 'Me(나)'로도 표현돼 차별성을 중시하는 여성들의 특징을 담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
조 팀장이 꿈꾸는 '블루미'의 지향점은 '소통'의 공간이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와 제공받는 자의 소통을 포함해 장소자체가 소통의 장이 되는 곳을 강조했다.
"여성 고객들의 소리는 끝까지 귀담아 듣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이곳이 굳이 차를 갖고 오지 않아도 자유롭게 동네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한경닷컴 김소정 기자 sojung1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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