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LG 디스플레이 수장 첫 회동…"특허 해결 위해 노력"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특허와 관련해 법정 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과 LG 사장들이 지식경제부의 중재로 4일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소송 이후 두 회사 최고경영진의 첫 만남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김재홍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의 주재 아래 서울 팔래스 호텔에서 비공개 만남을 가졌다.

김 실장은 회동에 앞서 "지난 번 사장들과의 개별 만남 후 양사 그룹 차원에서 의견을 조율해보는게 어떻겠냐는 얘기를 전달했다"며 "사장들이 그룹 측 의견을 물은 뒤 다시 이번 만남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한 사장, 김 사장이 차례로 도착한 뒤 1시간 20분 가량 오찬을 겸한 회동이 이어졌다. 한 사장은 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잘 해보자는 쪽으로 얘기했다"며 "줄건 주고 받을 건 받겠다는 식으로 임원들 간에 얘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 역시 '화해에 관한 얘기가 오고갔냐'는 질문에 "그런게 아니면 왜 만났겠느냐, 좋은 결과가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해 화해 가능성을 시사했다.

업계에서는 이날 만남을 계기로 두 회사가 보유한 특허를 일부 공유하는 방안으로 합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사장들의 만남으로 더 이상 소모적인 감정싸움은 하지 않겠다는 걸 보여줬다"며 " 정부 역시 양 측이 문제를 풀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의 갈등은 지난해 초 삼성디스플레이가 자사 OLED 핵심 기술을 빼돌렸다며 전ㆍ현직 연구원들과 LG디스플레이 임직원들을 경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OLED 기술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과 OLED 패널 설계 기술 관련 특허침해금지 소송 등 총 6건의 민사소송과 가처분 신청 등으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날 만남에서는 빠른 시일 내에 협의를 바라는 지식경제부와 서두를 것 없다는 회사 간 온도 차이도 나타났다.

김 실장은 "큰 틀에서의 합의는 이미 이루어졌다"고 말했지만, 한 사장은 "(실장께서) 좀 빨리 나가시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소송 취하 여부 및 시기에 대해서도 두 회사 사장들은 일절 답하지 않았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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