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고무 세계 1위 獨 랑세스 크리스토프 칼라 대표
기능성 타이어 가격…일반 제품의 4~5배
수요 탄탄한 한국은 랑세스의 중요한 전략 시장
“신흥국들도 타이어 라벨링 제도를 속속 도입하고 있어 고기능성 합성고무 시장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수요가 탄탄한 한국 시장은 랑세스의 중요한 전략적 거점 지역이다.”
합성고무 세계 1위 기업인 독일 랑세스의 크리스토프 칼라 대표(사진)는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합성고무 시장을 전망하며 이같이 말했다. 레버쿠젠 본사에서 마케팅과 연구·개발(R&D)을 총괄하고 있는 칼라 대표는 한국 주요 거래처와의 협의를 위해 최근 방한했다.
그는 “랑세스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국타이어 등 세계 톱 7 타이어 업체들과 평균 3년 이상의 장기 공급계약을 맺고 있다”며 “신흥 시장에서도 기능성 타이어 수요가 늘고 있어 전망이 밝다”고 소개했다. 연료비 상승으로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연비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고기능·친환경 타이어와 플라스틱 부품 사용을 늘리고 있다.
랑세스는 솔루션스티렌부타디엔 고무(SSBR) 등 차세대 합성고무와 플라스틱 재료를 타이어와 자동차 부품 업체 등에 공급한다. 한국·금호·넥센 등의 타이어와 현대·기아자동차 등의 플라스틱 부품에 랑세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그는 “요즘 기능성 타이어 1개는 10년 전 일반 타이어 4~5개의 가격에 팔린다”며 “랑세스는 타이어를 단순 노동집약 산업으로 여겼던 시절부터 기술 개발에 힘을 기울여 새로운 시장을 선점했다”고 설명했다.
칼라 대표는 “유럽 주요국들이 2011년 에너지효율등급제인 타이어 라벨링 제도를 시행한 후 고성능 타이어 시장이 더욱 활성화됐다”며 “지난해 12월 이 제도를 도입한 한국에서도 관련 시장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친환경 타이어의 기준인 타이어 라벨링은 연비에 영향을 미치는 회전저항력과 노면접지력 등의 등급을 타이어에 표시하는 제도다.
그는 “랑세스코리아의 설문조사에서 한국 운전자의 61%가 아직 제도 도입을 모르고 있는 반면 응답자의 77%는 타이어 선택에서 효율 등급제가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봤다”고 전했다.
한화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 한국 유화업체들도 고기능성 합성고무 설비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는 것과 관련, 칼라 대표는 “랑세스는 물량보다 가격을 우선하는 전략을 오랫동안 고수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도 조급하게 몸집만 불리기보다 품질과 수익성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칼라 대표는 성장 속도가 빠른 중국이 아직 범용 타이어와 트럭용 제품에 치우쳐 있지만 수년 내에 고기능성 타이어 부문에서도 중요한 수요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랑세스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비중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봤다.
그는 “랑세스가 싱가포르에 짓고 있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부틸고무 공장이 올 6월이면 완공돼 생산을 시작한다”며 “아시아 지역의 설비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랑세스는 세계 최대의 산화철 무기안료 제조 회사기도 하다. 콘크리트 건물에 색을 입힐 때 사용하는 무기안료를 연 35만씩 생산한다. 랑세스는 이날 중국 닝보에서 연산 2만5000 규모의 무기안료 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2015년부터 중국과 아시아 지역에 판매할 계획이다.
랑세스는 1863년 설립된 독일 바이엘그룹이 모기업이다. 2005년 화학·폴리머 사업부가 분사해 랑세스란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31개국 48개 공장에서 합성고무, 플라스틱, 특수화학제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연 매출은 약 13조1369억원(2011년)이다.
박해영/정성택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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