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EU' FTA 서둔다…美·日·캐나다·남미 등과 협상 잰걸음

입력 2013-02-04 16:52   수정 2013-02-05 04:07

유럽연합(EU)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일본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은 물론 요르단 아르메니아 등 중소국과도 개별 협상을 통한 FTA 체결을 서두르고 있다. FTA를 통한 교역 확대로 성장과 고용을 촉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를 활용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경제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EU가 오는 7~8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FTA를 주요 의제로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정상회의 성명 초안에 따르면 EU는 미국 일본 캐나다 인도 중국 등 주요국뿐 아니라 몰도바 조지아 모로코 튀니지 이집트 요르단 아르메니아 등과도 FTA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초안은 “유로존 경제의 성장 동력을 찾고 실업난을 해소하기 위해 주요 파트너 국가들과의 협상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EU 정상회의에 맞춰 카럴 더휘흐트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미국과 캐나다를 방문해 FTA 협상 진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지난 2일 독일 뮌헨 안보회의에서 “미국과 EU의 FTA가 손대면 닿을 거리에 왔다”고 밝혀 양측의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음을 시사했다. 양측은 올해 본격적인 협상을 벌여 내년에 끝낸다는 목표를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EU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추진하는 글로벌 무역자유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짐에 따라 그동안 신흥시장에 대한 FTA를 통해 무역 규모 확대를 추진해 왔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2011년 한국과의 FTA가 발효됐고, 작년 12월에는 싱가포르와 FTA 협상을 타결지었다.

지난달 열린 EU·중남미 정상회담에서 EU 정상들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로 이뤄진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의 FTA 협상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 12월 일본 총선 이후 새로 들어선 자민당 정부에는 FTA 협상 개시를 촉구했다.

EU가 FTA를 통해 적극적으로 시장 개방 정책을 펼 경우 2%의 경제 성장 효과가 있으며 약 2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EU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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