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보육 접수 첫날, 일시에 25만명 몰려 '마비'

입력 2013-02-04 16:53   수정 2013-02-05 04:16

왔다갔다 정책에 "먼저 등록해야 안심"
복지부 "이달 신청하면 돼"



4일 오전 복지수당 인터넷 접수 창구인 복지로(www.bokjiro.go.kr) 사이트가 마비됐다. 정부가 인터넷으로 보육료와 양육수당 신청을 받기 시작한 첫날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몰려 시스템이 다운 직전까지 간 것.

보건복지부는 이날 오전 9시 보육료 양육수당 신청을 받자마자 한 시간 만에 대략 25만명 정도가 몰려 시스템 정상 가동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한때 대기 인원이 5만명을 넘었고, 오후 들어서도 1만명 정도가 대기 상태였다. 이 중 상당수는 신청하지 못하고 포기했다.

인터넷뿐 아니라 전화상담 센터인 보건복지부 콜센터(129)도 마찬가지였다. 문의 전화가 폭주해 이날 오후까지 상담원 연결이 불가능했다. 서류를 접수하는 일부 지역 주민센터도 대기시간이 길어 발길을 돌리는 사람이 많았다.

이달 말까지만 신청하면 보육료와 양육수당을 받을 수 있는데 첫날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몰린 것에 대해 복지부는 “혜택을 받는 숫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0~5세 영유아를 가진 가정은 소득 수준에 관계 없이 보육료나 양육수당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인원은 지난해 188만명에서 올해 319만명으로 늘었다.

불안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는 올해와 달리 3~4세는 소득 하위 70%만 보육료를 지원해줬다. 또 0세 영아를 돌볼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한 상태에서 어린이집에 먼저 등록한 사람부터 보육료를 지원해줬다. 이에 따라 인터넷 등록도 앞다퉈 하려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정책 불확실성과도 관련이 있다. 정부는 작년 9월 새해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0~2세 무상보육 방침을 철회하겠다고 발표했다. 시행한 지 7개월밖에 안 된 제도를 없애겠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12월 말 국회는 이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무상보육 방침이 1년 만에 도입-철회-재시행 등 세 번이나 바뀐 셈이다.

두 아이를 키우는 주부 김모씨는 “작년 무상보육 철회 방침으로 인해 정책이 언제 바뀔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실제로 먼저 등록을 해놔야 안심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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