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마피아, 피의 보복 전쟁

입력 2013-02-05 06:38  


러시아 마피아계의 대부(代父)를 저격한 혐의를 받아오던 또다른 범죄조직 단원이 최근 살해됐다고 현지 언론이 4일 전했다.

인터넷 뉴스통신 ‘로스발트’ 등에 따르면 ‘하산 할아버지’란 별명을 가진 마피아계의 거물 아슬란 우소얀(73)을 저격한 세력으로 주목받아오던 또 다른 범죄조직 ‘로프샨 드자니예프파’ 중간 보스 루파트 나시보프가 지난달 말 모스크바 북부 지역 길거리에서 살해됐다.
 
드자니예프는 마피아계에서 우소얀 세력의 입지를 약화시키기 위해 그를 저격하도록 지시한 배후로 알려져 있었다.
 
수사기관 관계자는 “나시보프가 드자니예프파에서 행동대장 역할을 맡아 왔으며 반대파 제거 임무도 수행해 왔다”며 그의 피살이 우소얀 저격 사건과 연관이 있음을 시사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루포는 지난달 28일 한밤중에 모스크바 북부 오트라드노예 거리에서 총에 맞아 살해됐으며 살해범들은 그를 자동차 트렁크에 싣고 신속히 도주했다. 범행 현장엔 아무런 흔적도 남아있지 않았으며 수사당국은 정보원들을 통해 그가 살해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소얀 살해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 루포는 우크라이나에 머물다 최근  모스크바로 돌아와 철저한 보안 속에 은신 중이었으나 끝내 보복의 총탄을 피하지 못했다고 수사기관 관계자는 전했다.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 마피아계의 최대 거물로 일컬어지던 우소얀은 지난달 16일 오후 크레린궁에서 멀지 않은 모스크바 시내 ‘포바르스카야’ 거리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나오다 저격범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저격범은 식당 맞은편 아파트에서 저격용 소총으로 우소얀에게 여러 차례 총격을 가했다. 머리에 심한 총상을 입은 우소얀은 경호원들에 의해 긴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캅카스 지역의 조지아 출신으로 소련 시절인 1980년대 말부터 러시아와 옛 소련 지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규모 범죄 조직을 이끈 우소얀은 소련 붕괴 후 러시아 마피아계의 대부로 등극했다. 그는 카지노 운영과 마약 및 무기 밀매, 자원 거래 등을 통해 얻은 막대한 자금을 이용해 재계와 정치권에도 막강한 인맥을 쌓으면서 ‘검은 제국’을 건설했다.

이런 우소얀에 맞서기 위해 드자니예프파는 최근 실력파 범죄조직 단원들을 끌어들이며 세력 확장을 시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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