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대형 건설사들은 아파트 분양가를 중소 건설사보다 50% 가까이 비싸게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부동산 리서치업체인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아파트를 분양한 5개 대형 건설사(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2080만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8개 중견 건설사들은 평균 1422만원에 서울에서 아파트를 분양했다. 대형 건설사의 평균 분양가가 중소 건설사에 비해 46.3%(658만원) 비싼 것이다.
대형 건설사들의 아파트 분양가는 최근 수년간 지속된 주택 경기 침체에도 크게 낮아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0대 대형 건설사의 분양가는 2008년(2167만원)에 비해 4% 떨어지는 데 그쳤다. 중소 건설사의 평균 분양가가 같은 기간 13.2% 싸진 것을 감안하면 대형 건설사의 분양가는 큰 변동이 없었던 셈이다.
연도별 대형 건설사의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2008년 2167만원 △2009년 2135만원 △2010년 2284만원 △2011년 1754만원 △2012년 2080만원 등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는 2011년보다도 분양가가 더 오른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이 고분양가만 내세우다 보면 실수요자들에게 부담이 돼 미분양을 초래할 수 있다”며 “부동산시장 회복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사들은 주로 강남권 등 입지가 우수한 곳을 골라 고급 자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비싼 것”이라며 “재건축이나 재개발 사업 조합이 비싼 분양가를 고집해 어쩔 수 없이 분양가가 높아지는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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