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시골에서 사업 첫해에 1억7000만원 매출을 올렸습니다. 올해 2호점도 엽니다.”
충북 음성군 금왕읍 무극리에 있는 카페 이음을 찾았다. 한국으로 시집온 이주여성들의 정착을 돕기 위해 삼성이 만든 사회적 기업 글로벌투게더음성이 운영하는 카페다. 이음에서 커피를 만들고 서비스하는 사람은 이주여성들이다. 소진원 글로벌투게더음성 사무국장은 “이주여성들이 땀흘려 일하면서 우리 사회에 소속감을 느끼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이음은 지역주민과 이주여성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투게더음성은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에서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다. 설립 2년 만이다. 전국 222개 시·군·구 다문화가족 지원센터 수익사업 중 유일하게 이익을 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음 성공 비결은 삼성의 경영 노하우
글로벌투게더음성은 음성에 거주하는 679명의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 보육 상담, 일자리 창출 등을 지원하기 위해 삼성이 만든 사회적 기업이다. 다문화가족 지원센터를 위탁 운영하고, 카페 이음을 수익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음’이란 이름에는 다문화가정과 내국인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지난해 이음은 4000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외부의 자금 지원 없이 직원 월급과 시설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소 국장은 “이런 성과는 삼성의 적극적인 지원과 철저한 시장조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카페 설립 전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10명은 음성군에 맞는 수익사업을 찾기 위해 세 차례 시장조사를 했다. 인구 9만여명의 음성군에 커피전문점이 한 곳도 없다는 것을 파악,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입지는 유동인구가 많은 무극시장 바로 옆으로 정했다. 인테리어는 대도시 커피전문점 못지 않은 분위기로 꾸몄다. 이곳에 취직한 이주여성들은 3개월간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9개월간 한국어 교육 과정도 밟았다. 에버랜드 강사로부터 친절교육도 받았다.
메뉴도 다양하다. 과테말라 안티구아,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등 고급 품종의 커피에서 아메리카노와 각종 라테 등 20여 가지 커피를 판매한다. 이음에서 파는 아메리카노는 한 잔에 1900원으로 커피전문점보다 30% 싸다. 단골 손님인 최정순 씨(27)는 “맛이 대형 커피전문점과 비슷하고 가격도 저렴해 매일 이곳을 찾는다”며 “이주여성 직원들도 능숙한 한국어로 친절히 응대해줘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이주여성들의 삶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캄보디아 출신 이주여성인 킷팔라 씨(28)는 “일하기 전에는 집에만 있고 만나는 사람도 없어 적응하는 데 힘들었지만 스스로 돈을 벌면서 자신감이 생겼다”며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다른 일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천연비누 공방에서 일하는 중국 이주여성 방미옥 씨(42)는 “사회생활을 하지 못할 때는 외롭고 힘들었지만 무언가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보람을 느낀다”며 “남편도 이제는 믿고 적극적으로 응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필용 음성군수는 “글로벌투게더음성을 통해 지역 내 이주여성과 일반 주민들 간 친밀도가 높아졌다”며 “글로벌투게더음성이 이주여성의 한국사회 적응을 돕는 사회 통합 기능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희망네트워크’
삼성은 사회 취약계층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사회적 기업을 세우고 있다. 2010년부터 올 1월까지 5개의 사회적 기업 설립을 지원했다.
농촌형 다문화가족 지원 회사인 글로벌투게더가 대표적이다. 음성과 김제, 경산 등 세 곳에 세워졌다. 지역별로 다문화가정에 맞는 교육과 상담 등 서비스를 재공한다. 한국어와 가족 통합, 언어 발달 등 기본적인 프로그램 외에 육아정보나눔터 운영과 컴퓨터 교육 등 지역 특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삼성은 또 취약계층 어린이가 있는 지역아동센터에 서비스를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인 ‘희망네트워크’도 운영하고 있다. 아동센터에 지도교사를 파견, 아동 지원 서비스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한다. 서울·경기와 광주광역시에 있는 60개 지역아동센터가 지원 대상이다. 이들 아동센터에 있는 어린이는 1800명에 이른다.
음성=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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