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항공권 구입했다 낭패… '이것' 꼼꼼히 살펴라

입력 2013-02-07 15:25   수정 2013-02-07 23:17


인터넷 프로모션·할인 항공권, 유효기간 짧고 환불변경 등 제약 많아

# 회사원 A 씨는 해외 출장을 위해 2011년 말 약 140만 원에 헝가리 왕복 항공권을 구입했다. 2012년 3월 말 귀국 예정이었으나 회사 사정으로 일정을 조정했다. 하지만 항공사는 자체 규정을 들어 일정 변경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환급도 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 가족여행을 계획한 B 씨는 2012년 3월 외국 저비용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같은 해 11월 출발하는 인천~푸켓행 왕복 항공권을 200여만 원을 주고 구매했다. 이후 사정이 생겨 여행이 취소된 B 씨가 환불을 요구했지만 해당 항공사는 환급 불가 항공권이라고 밝혔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해 저렴하게 항공권을 구매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환불이 되지 않거나 과도한 위약금을 무는 피해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업계는 소비자들이 저가 항공권의 특징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싼 가격에 덜컥 항공권을 구입하기보다 자신의 여행패턴을 고려해 합리적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

실제로 최근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항공서비스 관련 피해사례 396건 가운데 항공권 구매 취소시 위약금을 과다하게 물리거나 환급을 거절한 피해 사례가 38%(149건)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 프로모션 항공권, 환불 어렵고 제약 많다

우선 항공사마다 특성에 맞춰 항공권 가격을 책정하고 그에 따른 제한 사항을 두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할인 항공권은 사용할 수 있는 유효기간이 짧다. 여행 일정이나 구간 변경시 제약도 있다. 환불에 따른 위약금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프로모션 가격 항공권보단 할인 항공권을, 할인 항공권 보다는 일반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이런 제한 사항이 적다.

인터넷 프로모션 항공권은 환불 위약금은 물론이고 '출발 후 환불'이 불가능하거나 기간 연장, 일정·구간 변경 등에 제한을 둔다. 또한 외국계 항공사나 저비용 항공사는 환불이 안되거나 환불 수수료가 높은 편이므로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이 많은 인터넷 프로모션 항공권은 아울렛에서 구매한 옷과 같다" 며 "할인가 또는 환불 불가 조건으로 구입했기 때문에 백화점 기준으로 환불해 달라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 일정 변경 가능성 있다면 대형 항공사가 안전

여정 변경 가능성이 있다면 제한 사항이 많고 환불도 어려운 저비용 항공사보다 대형 항공사에서 항공권을 구매하는 것이 안전하다.

저비용 항공사나 외국계 항공사는 상대적으로 관련 규정이 미비하다. 특히 해외 저비용 항공사의 경우 국내에 지사나 영업소가 없다. 때문에 환불이나 위약금 청구 등 구제 절차가 힘들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일례로 국내 대형 항공사는 미사용 항공권은 일정 기준에 따라 환불 위약금만 공제하고 차액을 환불해 준다. 반면 일부 외국계 항공사나 저가 항공사들은 환불 자체가 되지 않는다.

인터넷 프로모션 항공권의 경우 국내 저비용 항공사 가운데서도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은 환불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환불되는 것은 유류 할증료와 공항세에 한정된다.

◆ 싼 값 끌리지만… 여행패턴 맞춰 미리 구매!

따라서 항공권은 각자의 여행 패턴과 목적을 정확히 파악해 구매하는 게 현명하다.

수시로 일정과 여정 변경이 이뤄지는 비즈니스 목적의 여행은 일반 항공권 구매가 안전하다. 언제든 출발·도착일과 여정 등을 바꿀 수 있다. 이에 비해 프로모션 항공권은 여러 제한사항이 많아 예기치 않은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여러 사람의 스케줄에 맞춰 큰 비용을 들여 진행하는 여행도 안정성이 우선이다. 3~4개월 전 미리 여행 계획을 정해 항공권을 구매하면 저렴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것.

대형 항공사들도 홈페이지를 통해 할인가에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항공사도 인터넷에서 상시 할인 항공권을 판매한다" 며 "여행 시기가 확실할 경우 미리 알아보는 노력만 하면 오히려 저비용 항공사보다 더 싸게 항공권을 구매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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