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이번엔 유럽 유통회사 뚫었다…英 4대유통사 모리슨과 계약

입력 2013-02-07 16:50   수정 2013-02-08 00:08

英 4대유통사 모리슨 공급…암스테르담공항 매점 판매


농심이 유럽 주요 유통회사와 라면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유럽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미국법인 농심아메리카가 지난달 미국 월마트에 직접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은 것으로, 농심의 ‘글로벌 전략’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농심은 영국의 메이저 유통회사인 모리슨과 스위스 최대 유통회사 미그로스, 네덜란드 공항 매점 그랩앤드플라이와 최근 잇따라 라면 판매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발표했다. 모리슨은 테스코·아스다·세인즈베리와 함께 영국 내 4대 유통업체로 꼽힌다. 이들이 영국 유통업계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전체의 70%를 넘는다.

농심 라면제품은 아스다에선 이미 판매되고 있다. 농심은 테스코 및 세인즈베리와도 연내에 판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신라면 등 10여종의 라면을 이들 업체에 공급해 영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
농심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공항 내 그랩앤드플라이 6개 전 매장에도 지난달부터 신라면 컵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암스테르담 공항은 유럽에서 한국 라면을 파는 유일한 공항이 됐다.

농심은 또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그2 소속 축구팀 ‘AFC 윔블던’과 공식후원 계약을 맺고 축구 마케팅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AFC 윔블던은 런던 윔블던을 연고로 한 축구팀이다. 농심은 공식 스폰서 자격으로 AFC 윔블던 홈 경기장에 로고와 신라면 브랜드 이미지 등을 광고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홈경기 시작 전 팬들에게 농심 신라면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도 벌일 계획이다.

이용재 농심 해외영업본부장은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현지 유통업체는 자국 브랜드 및 자체브랜드(PB)를 중시하는 특유의 문화가 있어 외국 브랜드가 들어가기 힘들다”며 “농심이 유럽에 처음 라면을 수출했던 1980년대 초반 이후 약 30년간 쌓은 브랜드 파워와 신뢰도가 유럽 메이저 유통회사의 벽을 뚫은 원동력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공격적인 해외 마케팅을 통해 올해 유럽 매출을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릴 계획이다. 농심의 올해 전체 해외 매출 목표는 5억7000만달러로, 작년(4억4000만달러)보다 29.5% 늘려 잡았다.

농심은 그동안의 보수적인 기업문화에서 벗어나 올해 경영목표를 ‘도전’으로 설정했다. 이를 통해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강글리오 커피’ 등 신제품을 쏟아내는 등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다수 영업 중단에 따른 올해 기회손실을 200억원으로 가정하고, 농심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1214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현지법인은 월마트와의 직거래 계약 체결로 올해 매출 증가율이 전년보다 2배가량 높아진 15%에 이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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