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이 유력했던 25억弗 해양플랜트, 삼성중공업 '막판 뒤집기' 수주하나

입력 2013-02-07 16:50   수정 2013-02-07 22:25

나이지리아 에지나 프로젝트 발주한 토탈은 현대重 선호
사업 승인권 가진 NNPC삼성중공업과 계약 선택한 듯



올해 최대 해양플랜트 수주 건으로 꼽히는 25억달러 규모의 나이지리아 에지나 프로젝트를 놓고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맞붙었다.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현대중공업 대신 막판에 뛰어든 삼성중공업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25억달러짜리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를 건조하는 에지나 프로젝트의 최종 사업자가 다음달 확정될 전망이다. 이 프로젝트는 나이지리아 연안에서 200㎞ 떨어진 에지나 해상유전의 원유 생산에 사용할 저장용량 230만배럴의 FPSO를 건조하는 것이다. 매장량이 5억5000만배럴로 추정되는 에지나 유전은 중국 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45%, 프랑스 토탈이 24%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사업승인권은 나이지리아 국영석유공사(NNPC)가 갖고 있다.

프로젝트를 발주한 토탈은 지난해 상반기 입찰을 받아 현대중공업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나이지리아 내부 사정 등으로 최종 계약을 미뤘지만 현대중공업의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었다. 현대중공업은 나이지리아에서 육상 플랜트 공사를 한 실적이 있는 데다 토탈에서 이미 두 척의 FPSO를 수주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 현지 생산 비율이 삼성중공업보다 높아 고용창출 효과가 크다는 점도 호평받았다.

그런데 작년 말부터 변화의 기운이 감지되더니 현지에서 삼성중공업이 최종 낙점됐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토탈은 여전히 현대중공업을 선호하지만 NNPC가 삼성중공업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억달러는 현대중공업이 발표한 올해 수주 목표액(297억달러)의 10%에 육박한다. 삼성중공업 역시 수주를 확정하면 올해 목표액(130억달러)의 20%가량을 단번에 채우게 된다.

양사는 올해 자존심을 걸고 해양플랜트 수주 대결을 펼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해양플랜트 분야 임원 10여명을 승진 또는 신규 임용하면서 진용을 강화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해양플랜트에서만 100억달러를 수주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광식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지 언론 등이 양사의 맞대결로 진행된 수주전이 삼성중공업 쪽으로 기울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며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아주 큰 건을 놓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입찰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수주전의 양상이 바뀐 이유를 정확히 알기는 힘들다. 업계에서는 드릴십 세계 1위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일찌감치 해양플랜트에 집중한 삼성중공업의 저력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직 삼성중공업의 수주를 단정짓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양사는 신중한 입장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나이지리아 정부의 결정에 토탈 등이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아직 어떤 공식 통보도 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다음달 정도에는 최종 결정이 날 것으로 파악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최종 결과는 발표가 나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양사는 다른 대형 수주전에서도 각축을 벌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까지 포함, 조선 빅3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 13억달러 규모의 콩고 모호 노르드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U) 프로젝트에서는 현대중공업이 가장 앞서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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