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한국시장에서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 가격을 40% 내렸다.
7일 약국가에 따르면 화이자는 종전 4만원대에 판매하던 비아그라 50㎎ 포장제품(4정)을 지난 1일부터 2만8000원 선에서 팔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 5월 비아그라 물질특허 만료로 값싼 제네릭(복제약)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가격경쟁에서 밀린 화이자가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은근슬쩍 가격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화이자는 가격을 내려놓고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약국가에선 비아그라의 가격 인하를 예정된 수순으로 해석했다. 특허가 만료된 지 1년도 안돼 무려 67개의 제네릭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가격 경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당연히 비아그라의 시장 점유율도 크게 위축됐다. 비아그라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평균 50%대에서 하반기 30% 중반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릭이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직전인 지난해 4월 비아그라 처방액은 평균 20억원대였지만 제네릭 출시 이후 한 달 만인 지난해 5월 18억4000만원, 7월 10억7000만원, 9월 9억1000만원 등으로 급락세를 보였다. 의료계 관계자는 “국내 제네릭이 비아그라에 비해 효능면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비아그라가 계속 매출 1위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위기감을 느낀 화이자가 급하게 가격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국화이자 관계자는 “비아그라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제공해줄 수 없다”며 “하지만 (한국)소비자들의 제네릭 구매 비율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전개되는 것은 놀랍다”고 말했다.
비아그라의 가격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지만 국내 제약사들이 출시한 다른 제네릭에 비해 여전히 비싼 편이다. 한미약품 ‘팔팔정(50㎎)’의 1정당 가격은 2500원, 비아그라가 3배 정도 비싸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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