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미얀마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입력 2013-02-07 17:05   수정 2013-02-08 03:18

미얀마는 거대시장·자원의 보고
日은 부채탕감 등 기업진출 도와…투자협정 등 실질·장기전략 필요

김용덕 <법무법인 광장 고문, 전 금융감독위원장 ydkim1024@gamil.com>



아시아 최후의 미개척지, 황금의 도시, 불탑의 나라…. 최근 필자가 ‘한국 경제개발경험 전수사업(KSP)’의 수석고문 자격으로 다녀온 미얀마를 수식하는 말들이다. 인도차이나 반도 서쪽 끝에 있는 미얀마는 국토가 넓고 인구가 많은 나라 중 하나다. 면적은 남한의 약 7배, 인구는 7000만여명을 헤아린다. 금과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각종 귀금속과 희귀광물, 가스·원유 등 지하자원과 농수산물이 풍부하다. 수도 양곤에 있는 셰다곤 불탑만 해도 황금 60t이 덧씌워져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채 신비 속에 감춰진 나라이기도 하다.

미얀마의 민주화 바람과 함께 미국 등 자유진영의 경제제재가 풀리면서 마치 미국 서부개척시대 ‘골드러시’와 같은 ‘미얀마 러시’ 시대가 열리고 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패권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대(對)미얀마 화해정책, 기존 경제관계를 맺어오던 중국, 인도 외에도 일본, 유럽 등 세계 열강들의 자원 확보와 시장진출을 위한 각축장이 되고 있다.

최근 서방 채권국들은 파리클럽 협상을 통해 미얀마 공공채무의 약 60%를 탕감해주기로 했다. 미화 약 60억달러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다른 국가들의 나머지 외채도 만기를 늘리거나 추가 탕감할 전망이다. 특히 일본은 약 30억달러에 해당하는 외채의 대부분을 탕감키로 했다. 미얀마가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 신규차관을 빌리기 위해 필요한 기존차관 상환용 약 5억달러도 지원한다. 최근 요네쿠라 히로마사(米倉弘昌) 일본 게이단렌(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이 140여명의 방문단을 이끌고 미얀마를 찾기도 했다. 일본 기업들을 미얀마 경제개발에 적극 참여시킴으로써 미얀마 시장과 자원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미얀마는 현재 2400ha 규모의 공업단지 조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도 지난해 양국 정상의 상호방문을 계기로 활발한 교류가 시작됐다.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최근 방한했고, 한국 민관 고위인사들의 미얀마 방문도 줄을 잇고 있다. ‘미얀마 러시’ 현상이 일고 있는 것이다.

미얀마에서 한국의 인기는 기대 이상이다. K팝과 드라마 인기가 여느 동남아 국가 못지않다. 한류를 바탕으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 미얀마 정부도 한국을 경제개발 모델로 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얀마는 잠재력이 풍부하고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은 나라다. 아직 시장경제체제가 불안정하고 각종 법령이나 제도가 정비돼 있지 않지만 우리에게는 놓칠 수 없는 동남아 최대의 미래 시장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양국 간 경제·외교협력 구축을 위한 전략과 민관협력체제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먼저 양국 간 투자보장협정을 조속히 체결해야 한다. 투자보장협정은 해외투자에 따른 리스크 등을 피하는 내용을 정부 간 상호 보장하는 협정을 말한다. 협정에는 외국기업의 자유로운 사업 활동이나 재산보전, 이익의 국외송금을 보장하고, 필요에 따라 정부가 기업을 대신해 손해배상 등을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간다. 이를 통해 불확실한 투자위험을 줄임으로써 우리 기업들이 마음 놓고 진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둘째는 양국 간 고위급 경제협력위원회와 민간협의체를 빠른 시일 내 구축해야 한다. 가능하면 경제부총리나 장관급 인사를 수석대표로 한 한·미얀마 고위협력위원회를 구성해 협력의 기본방향을 정하고 상호호혜 원칙과 우선순위에 따라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KSP사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사업주관부서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수요조사를 통해 상대국이 꼭 필요한 사업만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현재 미얀마에만 올해 사업으로 각 부처에서 20여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지나친 미얀마 쏠림현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최종보고회 이후에도 구체적인 후속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짜고, 사업마다 엄격한 사후평가를 통해 우리의 노력이나 예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김용덕 <법무법인 광장 고문, 전 금융감독위원장 ydkim1024@gamil.com>


▶ 정가은, 출장마사지男 집으로 불러서는…파문

▶ 채리나, 김성수 전처 '살해' 재판 보더니…

▶ 의사에게 성폭행 당한 女 "기억이 잘…"

▶ 女아나운서 '신혼 아파트' 월세가 무려…

▶ 강호동 이제 바닥까지 떨어지나…왜 이래?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