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독일 기업들이 찾는 한국의 마이스터高 졸업생들

입력 2013-02-07 17:05   수정 2013-02-08 03:19

이달 첫 졸업식을 갖는 21개 마이스터고의 졸업생 취업률이 93.5%에 이른다고 한다. 100%의 실적을 낸 학교도 3곳이나 된다. 졸업률도 인상적이다. 신입생 3600명의 93.75%가 졸업했다. 졸업률과 취업률이 크게 높지 않을 것이라는 초기 우려를 불식시키는 통계들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마이스터고 제도다. 마이스터의 본고장인 독일 기업에까지 알려져 그곳에 취업하는 학생들도 나오는 마당이다. 말레이시아와 중국에서 마이스터고를 벤치마킹하려 하고 독일도 큰 관심을 보인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산업과 협력하는 우수 직업 교육 사례로 마이스터고를 소개할 정도다.

대졸자 우선 사회의 편견을 깨고 기형적 대졸 인력의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고학력 신화에 도전장을 던졌던 마이스터고다. 진학반을 아예 없애고 기업 요구에 따른 맞춤형 과정으로 운영됐다. 학생들이 취업할 기업체를 가족 회사로 지정하고 회사 직원을 기술 교육 강사로 위촉하기도 했다. 교장은 아예 기업체 출신 전문가 중에서 공모로 뽑았다. 학생들에겐 수업료를 면제하며 장학금과 기술사 자격증 부여 혜택까지 제공했다.

기존의 틀을 깬 교육시스템은 이렇게 3년 만에 성과를 보이고 있다. 올해 마이스터고 경쟁률은 평균 3 대 1이다. 3년 전엔 중학교 내신 평균 상위 40%의 학생들이 찾았지만 지금은 상위 20% 수준이 입학한다. 상위 10% 수준 이상의 학생들이 들어가고 싶어하는 마이스터고도 꽤 많다고 한다. 올해 3월에도 서울로봇고 등 7개교가 개교해 35개교가 운영된다.

애초 ‘선취업 후진학’을 모토로 내세운 마이스터고다. 이렇게 졸업한 마이스터들이 졸업 후 좌절하지 않고 계속 자기계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기업과 사회의 몫이다. 이들이 현장에서 일하다 전문지식이 더 필요하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일부 기업이 운영하는 사내 대학에 마이스터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문호를 넓히고 대학이 기업과 협력을 맺는 계약학과의 확산도 더 필요하다. 마이스터고의 성패는 결국 기업과 사회가 얼마나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느냐에 달려 있다. 이게 바로 진정한 산학협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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