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층 럭셔리 호텔로 로스앤젤레스 스카이 라인 바꾸겠다"…영글어가는 조양호의 'LA드림'

입력 2013-02-08 14:54   수정 2013-02-08 21:49

89년 인수 월셔그랜드호텔,
2017년까지 10억弗 투입…랜드마크 빌딩 '변신' 착수
900여 객실에 돔형 설계…LA 금융 중심가 조망 가능




“대한항공이 로스앤젤레스의 스카이 라인을 바꾸겠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LA에 신축하는 윌셔그랜드호텔의 미래 모습을 공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1989년 인수한 윌셔그랜드호텔을 LA의 랜드마크로 만드는 것은 조 회장의 숙원이었다. 모두 10억달러를 투입해 2017년까지 73층, 900개의 객실을 갖춘 럭셔리 호텔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다. 건물이 완공되면 일대에서 최고층 빌딩이 된다.

조 회장은 이날 LA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LA상공회의소(LACC) 주최 만찬에서 공사 중인 호텔 디자인과 사업 규모를 소개하며 “최고의 항공과 호텔 서비스로 LA가 세계적인 도시로 발전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는 동시에 한진그룹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열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1979년 미국 남가주대(USC)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으며 LA에 머물 때 인근 호텔을 눈여겨봤다. 미국 교포사회의 중심지이며 대한항공이 취항하는 LA에 승무원들이 묵을 숙소도 필요했다. 10년 뒤인 1989년 LA 금융 중심지에 있는 지상 15층 지하 3층의 월셔그랜드호텔을 인수, LA에 랜드마크 건물을 짓겠다는 꿈에 한발 다가섰다. 2011년 3월 LA시에서 재건축 사업 인허가를 받았고 본격적으로 최고급 호텔로 변신시키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공사에 들어간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이 1972년 LA 노선 취항으로 하늘 길을 연 지 40여년 만에 LA에 랜드마크를 짓게 됐다”며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한 호텔은 유선형의 돛 모양 외관에 LA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도록 전면 유리로 설계했다. 미국 요세미티국립공원의 ‘하프 돔’(Half Dome)에서 영감을 받아 건물 윗부분은 동그란 돔 형으로 디자인했다. 연회장은 일반 호텔과 달리 정원을 볼 수 있도록 유리문을 달았고, 모든 객실에는 개폐식 창문을 적용해 투숙객이 LA의 기후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호텔 로비는 70층에 마련해 투숙객들이 LA 금융 중심가의 스카이 라인과 야경을 보면서 체크인할 수 있도록 했다. 73층 가운데 상층부는 호텔, 저층부는 오피스 공간 등으로 나눴다. 최상층과 오피스 공간 사이에는 900개의 객실이 들어선다. 저층 상업 공간에는 4190㎡의 레스토랑, 3만7000㎡의 오피스로 꾸몄다. 최첨단 시설을 갖춘 오피스에는 금융, 정보기술(IT) 기업이 들어올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월셔그랜드호텔 프로젝트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텔 신축 기간에 1만1000여개 일자리와 8000만달러의 세수 효과를, 완공 후에는 1700여개 일자리와 LA시에 매년 1600만달러 이상의 세수 증대 효과를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세계 여행객들에게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의 위상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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