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부탄캔 폭발로 인한 사고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1월에 5건의 부탄캔 폭발사고가 발생, 7명이 부상하는 등 1월 가스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의 50%를 차지했다. 이런 사고는 행락철 및 휴가철에 집중 발생하는 것으로 동절기 사고로는 발생률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부탄캔은 연간 2억개가 소비되는 국민생활용품이다. 제조사의 품질향상 경쟁에 힘입어 세계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수출품으로 성장했다. 그럼에도 매년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으니 사용자인 국민의 안전을 생각할 때는 걱정이 앞선다.
지난해까지 5년간 휴대용 가스레인지의 부탄캔 폭발사고는 133건 발생했다. 커다란 불판 사용, 화기 근처 부탄캔 방치, 부탄캔 장착 불량으로 인한 가스 누출 등 주요 사고 원인이 사용자의 취급 부주의에 의한 것이다. 작년 5월 한 대학교 축제장에서 부탄캔 폭발로 학생 9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알루미늄 포일을 감은 커다란 석쇠 밑에 휴대용 가스레인지 세 대를 붙여 사용함으로써 부탄캔에 강한 복사열이 전해져 폭발한 사고다. 휴대용 가스레인지의 부탄캔은 조리기구 등의 가열 중 복사열로 인해 내부압력이 급격히 높아지며 폭발한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부탄캔의 내부압력이 2~4기압인 반면 삼발이보다 큰 조리기구에 의해 복사열을 받으면 순식간에 8기압 이상으로 올라간다. 휴대용 가스레인지에는 바닥면이 삼발이보다 큰 조리기구를 올려놓지 말아야 하는 까닭이다.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부탄캔을 장착할 때는 가스가 새지 않도록 하고, 부탄캔을 화기 가까이 두는 것은 위험하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온 가족이 모이는 설연휴에는 집집이 웃음소리로 가득할 것이다. 하지만 많은 가정에서 설 음식 준비로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사용하는 만큼 부탄캔 폭발사고의 위험은 커지기 마련이다.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은 “재난이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위험을 부른다”고 했다. 가스 안전의 작은 실천이 큰 재난을 막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으면 한다.
박기동 < 한국가스안전공사 안전관리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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