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아파트 시공사 입찰에서 유찰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성을 확신하지 못한 건설사들이 입찰 참여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공사 선정이 무산되면서 일부 재건축 단지에선 작년 상반기에 비해 1억원 이상 가격이 떨어졌지만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거래가 뚝 끊겼다.
○잇따라 불발되는 시공사 선정
11일 서울 성내동 미주아파트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지난 5일 마감된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단 한 곳의 건설사도 입찰 제안서를 내지 않았다. 지난해 말에 이어 두 번째 유찰이다. 조합 측은 6일 입찰 공고를 내고 내달 다시 사업제안서를 받을 예정이지만 시공사 선정을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세 번째 입찰에서도 시공사가 결정되지 않으면 수의계약을 추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470여가구로 재건축되는 이 단지는 2008년 시공사로 선정됐던 벽산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사업이 사실상 멈췄다.
지난달 서울 공릉동 태릉현대아파트도 두번째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실시했지만 유찰됐다. 이 단지는 1000여가구에 공사비만 2000억원이 넘어 강북권의 대표적 재건축단지로 꼽히는 곳이다. 조합은 분양성을 높이기 위해 전용 60㎡ 이하 소형 주택 비율을 21.1%에서 32.5%로 크게 늘려 시공사 선정에 다시 나설 예정이다.
4100여가구를 신축하는 대형 사업인 고덕 주공2단지 재건축도 지난해 7월과 12월 두차례 시공사 입찰이 유찰됐다. 세 번의 입찰 공고에도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한 서울 상도 대림아파트는 단독 입찰한 경남기업을 시공사로 선정하기 위해 지난해 말 임시총회를 개최했지만 조합원의 반대로 무산됐다.
○까다로운 조합 요구도 원인
재건축 단지가 시공사 선정에 번번이 실패하는 것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조합의 요구 수준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고덕 주공2단지는 지난해 높은 무상지분율(기존 평형 대비 무상으로 받을 수 있는 평형)과 공사비를 신축 아파트로 대신 지급(대물변제)하도록 하는 조건 때문에 유찰됐다. 작년 말 실시된 재입찰에선 분양 위험을 조합이 지고 미분양 발생 때 조합과 시공사가 협의하기로 조건을 완화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태릉현대아파트의 경우 시공사들의 부담이 덜한 도급제 방식을 채택했지만 역시 대물변제 조건에 건설사들이 거부감을 보였다.
○가격 하락에 거래 거의 없어
시공사 선정이 유찰된 단지들은 실망 매물이 쌓여 가격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고덕 주공2단지 전용 48㎡는 작년 상반기 5억6000만원을 호가했지만 최근 4억6000만원으로 1억원 정도 떨어졌다. 상도 대림아파트 전용 73㎡도 같은 기간 5억2000만원에서 4억8000만원으로 하락했다. 나인성 부동산써브 리써치팀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조합들이 주택경기가 좋았던 예전의 조건들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아 시공사 선정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 정가은, 출장마사지男 집으로 불러서는…파문
▶ 채리나, 김성수 전처 '살해' 재판 보더니…
▶ 의사에게 성폭행 당한 女 "기억이 잘…"
▶ 女아나운서 '신혼 아파트' 월세가 무려…
▶ 강호동 이제 바닥까지 떨어지나…왜 이래?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