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환율은 시장서 결정"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파견한 미국 정책협의대표단이 일본 엔화의 과도한 평가절하에 대한 우려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
정책협의대표단의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미 정책당국자들과의 면담 내용을 소개하며 이같이 전했다. 나 의원은 “월린 재무부 부장관(장관대행)을 만나 최근 엔화가 과도하게 평가절하되고 있어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월린 재무부 부장관은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나 의원은 말했다.
월린 부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미 정부가 일본의 인위적인 엔저 공세를 특별히 저지할 의도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엔화의 평가절하가 미국의 ‘용인’하에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과도 일맥상통한다.
정책대표단이 과도한 엔저 우려를 미국 측에 제기한 것은 원화의 평가절상으로 한국 기업들의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새 정부 출범 뒤 외환당국이 환율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정책협의대표단 단장인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미국은 북한 핵실험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후속조치가 어떤 것이 있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열거했다”며 “상당한 정도로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가장 중요한 논의 상대이며 한국 정부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이 중국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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