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장관 이례적 공개 발언 "닛케이주가, 한달내 1만3000엔 넘긴다"

입력 2013-02-11 15:51   수정 2013-02-12 03:53

엔저효과로 지지율 껑충…아베노믹스의 무한질주

경제장관 이례적 공개 언급



‘환율에 이어 주가까지.’

아베노믹스(무제한 금융완화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유도하는 것을 골자로 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가 질주하고 있다. 이젠 환율에 이어 주가 목표까지 제시하기 시작했다. 믿는 구석은 일본 기업들의 실적이다. 엔화가치가 달러당 90엔대를 웃돌면서 재무제표가 나아지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아베 총리가 이끄는 내각에 대한 지지율도 상승세다.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가 부양책 속속 시행”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일본 경제재정상은 지난 9일 요코하마(橫浜)시에서 열린 강연회에 참석해 “이번 회계연도 말(3월 말)까지 닛케이평균주가를 1만3000엔대로 올릴 것”이라며 “주가를 높이기 위해 다음 (정책) 수단을 속속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8일 닛케이평균주가는 1만1000엔 선. 한 달여 만에 주가를 2000엔가량 끌어 올리겠다는 뜻이다. 핵심 경제관료가 주가 목표치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작년 11월 중의원 해산 당시 9000엔대에서 6일 1만1400엔대까지 상승했다.

일본 언론들도 바람을 잡기 시작했다. 이참에 ‘엔고(高)→기업실적 악화→주가 하락’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버리겠다는 분위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1일 “일본 내 1373개 기업의 결산실적을 분석한 결과 작년 4월부터 12월까지 3분기 동안 엔저(低)의 영향으로 환차손익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5300억엔(약 6조2000억원)가량의 이익 개선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엔화가치가 떨어지면 달러 등 외화 자산의 엔화 환산 금액이 늘어난다. 불어난 자산 평가액은 환차익이라는 항목을 통해 경상이익에 반영된다.

○관광객 늘고, 지지율도 오르고

내수 부문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관광 분야가 대표적이다. 엔화가치가 떨어지면서 일본을 찾는 해외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는 것. 눈 축제로 유명한 삿포로(札幌)시 오쿠라호텔의 지난 1월 외국인 투숙객 수는 동일본 대지진 이전인 2년 전 같은 달에 비해 50% 증가했다. 돗토리(鳥取)현의 유명 온천 여관인 보코로(望湖樓)에는 한국인 투숙객이 작년 동기 대비 4배가량 급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정부도 올해 외국인 방문자 수 목표치를 작년(836만명)보다 20%가량 많은 1000만명으로 높일 방침”이라고 전했다.

경제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아베 내각 인기도 상한가다. 요미우리신문은 “아베 내각 지지율이 출범 후 2개월 연속 상승해 이달엔 71%로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내각 지지율이 70%를 넘은 것도 민주당 정권의 하토야마 내각 발족 직후인 2009년 10월(71%) 이후 3년4개월 만이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작년 12월 65%에서 지난달 68%로 높아졌고 이달 들어 다시 3%포인트 추가 상승했다. 요미우리는 “아베 내각 지지율 상승의 최대 요인은 경제 정책”이라며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을 찍겠다는 유권자도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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