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대학생 취업 디딤돌] 135 대 1 뚫은 청년인턴…신보 '보증녀' 되다

입력 2013-02-11 15:52   수정 2013-02-12 05:04

신용보증기금 신입사원 김은경 씨

면접은 답 아닌 태도와 자세
자소서는 그림 그리듯 스토리 담아야




면접장에서 모르는 질문이 나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더욱이 전공 관련 질문에 순간 ‘멘붕’이 온다면?

신용보증기금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김은경 씨(25)는 지난해 6월 면접 때를 떠올렸다. ‘공탁금에 대해 설명해 보세요.’ 면접관의 질문에 법대 출신 김씨는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하지만 김씨는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답했다.

“공탁금에 대한 정확한 개념보다 실례를 들어 설명드렸어요. 사례를 이야기하다보니 차츰 개념이 머릿속에 정리가 되더라고요.” 면접에서 중요한 것은 답이 아니라 태도와 자세임을 보여준 것이다.

신용보증기금 서울 방배지점에 정식 배치를 받은 지 10일째라는 김씨를 설 연휴를 앞둔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신용보증기금 본사에서 만났다. 김씨는 지난해 7월 정규직 전환 조건부 인턴으로 입사, 5개월간의 인턴 생활과 연수를 막 끝낸 새내기였지만 준비된 사원이었다. “동기가 78명인데 제가 인터뷰 대상으로 뽑혀 미안하네요. 감사하기도 하고요.”

◆1단계, 좋아하는 것을 찾으세요

“대학 생활 중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찾으세요. 그럼 이미 절반은 취업이 된 겁니다.” 법대생이었던 김씨가 대학 신입생들에게 던지는 말이다. 그는 저학년 때부터 사법고시를 준비하려고 했기에 대학의 낭만을 즐기지 못했다. 그렇다고 집중해서 공부를 한 것도 아니었다.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어요. 어떻게 하면 잃어버린 꿈과 열정을 되찾을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대학 3학년 때 늦었지만 ‘고시는 내 길이 아니다’란 결론을 내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다녔다. 자연히 성격도 밝고 긍정적으로 변해갔다. 시험이 아니라 지식에 갈급하다 보니 학점과 토익 성적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었다. “지금도 고뇌하는 청춘이지만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를 생각했어요.” 그렇게 즐겁게 공부하고 대학 생활을 보냈더니 지난해 신보 청년인턴 채용 땐 이미 입사를 위한 준비를 다 갖춘 상태였다.

◆2단계, 그림이 그려지는 자소서를 쓰세요

‘일기를 꾸준히 쓰면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

김씨는 초등학교 때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을 마음에 새겼다. 어릴 땐 매일 일기를 쓰는 것이 고역이었지만 사춘기가 지나고 나이를 먹으면서 일기장은 어느새 좋은 친구가 돼 있었다. “그날 그날의 생각을 정리하는 계기가 됐을 뿐 아니라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습관을 갖게 됐어요.” 이렇게 써온 일기가 취업을 앞둔 김씨에게 큰 도움을 줬다. “자기소개서를 쓰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어요. 평소 써오던 일기를 쓴다는 마음으로 자소서를 썼거든요.”

김씨가 제시하는 좋은 자소서를 쓰는 방법은 뭘까. “질문에 대한 대답이 머릿속에 이야기처럼 그려지도록 썼어요. ‘서울에서 태어나 K대를 나오고 공모전에서 상을 받았다’는 단순 스펙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주제라도 스토리를 만들어 채용담당자가 봤을 때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은 자소서라 생각했어요.”

김씨는 자소서 작성 기술도 덧붙였다. “두괄식으로 쓰면 좋습니다. 각 질문 문항에 하고자 하는 말을 12~14자로 핵심을 던진 뒤 5줄 정도로 설명을 하는 방식이죠.” 실제로 그의 자소서를 보면 자신이 말한 원칙을 그대로 적용했음을 볼 수 있다.

◆3단계, 좋은 스터디를 만나면 복이 와요

지난해 신보의 필기전형은 논술, 인·적성, 금융상식 3가지였다. 올해 필기는 금융상식 하나로 줄고 대신 5개월 인턴을 통해 실무 평가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상식은 모두 객관식으로 출제된다. 필기 준비와 관련, 김씨는 ‘좋은 스터디’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멤버 중 경제학 전공자가 있었는데, 모임 때마다 경제신문에 나온 핵심 이슈를 정리해줘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경제신문만 1년 정도 꾸준히 구독하면 문제를 푸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 같아요.”

면접과 관련해서는 마인드컨트롤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면접관들이 ‘아빠의 친구분’이라고 생각하고 임했어요. 그랬더니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고요. 자연히 표정과 태도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김씨는 면접에선 정답보다 태도가 중요한 것 같다며 밝은 표정으로 자신감 있게 대화한다는 기분으로 면접장에 들어가라고 당부했다.

법대생이기에 그가 받은 질문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차이’ ‘공탁금이 뭔가’였다. 임원면접에선 ‘1분 자기소개’ ‘특기가 뭐죠’ ‘더치페이를 어떻게 생각하냐’ 등 지원자의 가치관과 생각을 물어보는 질문이 주였다고 전했다.

135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신보 신입사원이 된 김씨는 대학 시절 방학 때마다 고향 울산에서 아이들 공부방 지도를 해준 것이 지금 업무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100점 받으면 아이스크림을 사준다고 했는데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이 화를 내는 모습을 보면서 약자의 마음을 생각했어요. 비록 초등생이었지만 대화의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그때 공감하고 소통하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김씨는 신보에서 만나는 중소기업 사장님들을 그때 공부방 아이들의 입장처럼 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절박하고 벼랑 끝에 있을지도 모르는 사장님들의 고충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사무적인 모습이 아닌….” 인터뷰 내내 긍정의 에너지를 얻은 느낌이었다.

함께 온 취업준비생 5명을 위해 조언을 부탁하자 ‘연금술사’ 책의 한 부분을 인용했다. “고교 때 읽었는데 ‘무언가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는 그말이 생각나요. 만일 신보 입사를 간절히 원한다면 수많은 사람뿐 아니라 우주도 도와주리라 생각합니다.”

신용보증기금은

우리나라 최대의 중소기업 지원 종합백화점인 신용보증기금(이사장 안택수)은 기업이 은행 등에서 자금을 빌릴 때 신용평가를 거쳐 보증서를 발급해주는 기본업무를 비롯해 기업의 연쇄 도산을 막기 위한 신용보험 업무, 창업 상담에서 창업 후 컨설팅 등의 업무를 제공하고 있다.

신보는 99개의 영업점이 전국에 골고루 분포하고 있는 만큼 우수한 지역인재 채용을 위해 채용에서 지방인재 우대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역별 할당제로 뽑힌 지방인재는 지역전문가제도를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인재로 성장하게 된다. 임직원은 2100여명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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