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형저축 내달 6일 판매…시중은행들 '금리 신경전'

입력 2013-02-11 15:58   수정 2013-02-12 03:59

고객들 기대 크지만 저금리 탓 4% 내외 될 듯


다음달 6일 재형저축 판매를 앞두고 시중은행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소 7년 이상 불입해야 비과세 혜택이 있는 상품이어서 장기 고객 확보에는 유리하지만, 저금리 탓에 정작 제공할 수 있는 금리는 그다지 높지 않아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최근 각 영업점에 재형저축 판매 준비 및 홍보를 위한 기본지침을 담은 공문을 내려보냈다. 다만 금리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예·적금 금리가 연 3% 초·중반대로 떨어진 저금리 상황에서 재형저축 상품 금리만 파격적으로 내줄 수 없어 고심 중이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상품 취지나 고금리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를 감안하면 연 3% 중·후반대 금리를 책정하기에는 눈치가 보이고, 연 4% 초·중반대 금리를 약속하기엔 솔직히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단일 금리체제로 상품을 내놓거나 기본 금리를 정해놓고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0.1~0.2%포인트가량 우대금리를 주는 방식 등을 고려 중이다. 금리 수준은 연 3% 후반대에서 연 4% 초반대가 될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다. 유구현 우리은행 마케팅지원단 상무는 “재형저축이 친서민을 지향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마이너스가 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고객들에게 유리한 금리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급여이체자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고객에게 금리를 더 주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은행들은 다른 은행이 내놓는 금리 수준을 보고 그보다 조금이라도 더 금리를 얹어 상품을 내놓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금융당국과 은행연합회에서는 과당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재형저축이 예전처럼 ‘재산 형성’이라는 말을 붙일 정도의 서민 재테크 수단이 되긴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출시 초기인 1977년 당시 일부 은행의 재형저축 금리는 5년 만기가 연 30%를 넘을 정도로 높았지만, 지금은 연 4%를 주기도 벅찬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0.1%포인트라도 금리를 더 주면 상품을 갈아타는 저금리 시대여서 어느 정도 호응은 있을 것으로 은행권은 예상하고 있다.

재형저축 가입 대상은 직전 과세기간 총급여액이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나 종합소득금액이 3500만원 이하인 사업자다. 분기당 300만원 범위에서 1만원 단위로 자유롭게 적립할 수 있다. 가입기간을 7년(최장 10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와 배당소득에 소득세 14%가 면제된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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