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자동차가 2008년 구제 금융을 받은 이후 폐쇄했던 워싱턴DC의 ‘K스트리트(로비업체가 몰려 있는 거리)’에 다시 사무실을 열고 정치권을 상대로 수백만달러의 로비자금을 뿌릴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업체가 국민들의 혈세를 받은 천덕꾸러기에서 수익과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경제 회복의 주역으로 변신하면서 의회에 대한 자신들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국 자동차업계의 정치권 로비는 연비 규정과 세금, 통상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로비력이 커질 경우 한국을 비롯 해외 시장에 대한 통상 압력이 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GM과 크라이슬러 등은 자동차 연비 규제, 일본 엔저(低) 정책 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GM은 2011~2012년 1800만달러에 이르는 로비자금을 썼고, 크라이슬러는 지난해 560만달러를 사용했다. GM 관계자는 “구제 금융에서 벗어났지만 워싱턴의 정책 입안자들과 함께 해야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며 “새로 구성된 로비팀이 의원들을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의 로비활동 재개는 구제 금융에 반대했던 공화당 의원들에게 냉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로버트 포트먼 공화당 상원의원은 “자동차업체가 고용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이들의 로비를 지지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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