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이어 '1조 핵도박'…김정은의 폭주

입력 2013-02-12 17:08   수정 2013-02-13 03:38

北 3차 핵실험…2차때보다 더 세져

MB·朴당선인 회동 "단호히 대응"
안보리 긴급 소집…제재조치 논의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30)이 12일 제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오늘 오전 11시57분께 함북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규모 4.9로 추정되는 지진이 관측됐다”며 북한의 3차 핵 실험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진앙의 위치는 북위 41.17도, 동경 129.18도로 핵실험장이 있는 함북 길주군 풍계리 부근이다.

폭발 규모는 6~7kt(1kt=TNT1000t 폭발력)으로 2006년 1차 핵 실험 때 진도 3.6에 파괴력 1kt, 2009년 2차 핵 실험 때 진도 4.5에 파괴력 2~6kt보다 향상된 것이다. 파괴력이 10kt 이상 나와야 정상적인 폭발로, 6~7kt이면 파괴력이 조금 낮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다. 핵 실험 결과가 당초 전망치에 비해 낮게 나옴에 따라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수 있는 탄두의 소형화를 위해 추가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우리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핵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전하면서 “이전과 달리 폭발력이 크면서도 소형화, 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만약 북한이 장거리 로켓에 장착할 수 있는 핵탄두 탑재 기술을 손에 넣는다면 북한은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핵미사일 보유국이 된다. 김정은이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를 감수하면서까지 핵 실험 도박을 한 것은 성공하면 손실을 보충하고도 남을 정도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결과가 김정은의 의도와 전혀 다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제사회가 지금까지 내놓은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강도 높은 제재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은 이날 긴급 회동을 하고 단호하게 대응키로 했다.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는 북한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미사일을 조기에 배치하는 등 군사적, 외교적으로 강력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천영우 대통령 외교안보수석은 정부 성명을 통해 “북한은 도발 행위로 야기되는 모든 결과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안보리는 긴급회의를 소집해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한·미 군 당국도 북한의 추가 도발에 강력 대응키로 했다. 이에 따라 북한 핵 실험을 계기로 한반도 주변 정세가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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