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공소시효 두 달 남기고…성폭행범 '덜미'

입력 2013-02-13 17:06   수정 2013-02-14 01:46

국과수 보관 용의자 DNA 검찰 등록 마약사범과 일치


미제로 남을 뻔한 10년 전 성폭행 사건이 검·경의 유전자(DNA) 정보 공유로 밝혀졌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2003년 4월20일 오전 7시30분께 서울 화양동 주택가에서 귀가하는 20대 여성 2명을 뒤따라가 흉기로 위협, 차례로 성폭행하고 현금 75만원과 귀금속 등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송모씨(44)에 대해 13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송씨는 검거 당시 10년의 공소시효 만료를 불과 66일 앞두고 있었다고 경찰은 말했다.

경찰은 성폭행 사건 발생 직후 피해자의 바지에 묻은 범인의 DNA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대조를 의뢰했다. 하지만 국과수에서 보관 중이던 DNA 정보엔 범인의 자료가 없어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포항교도소에 수감된 송씨의 DNA 정보를 검찰이 채취했고, 미제 사건 해결을 위해 DNA 대조를 국과수에 의뢰했다. 현재 범죄자들의 DNA는 경찰이 현장에서 채취했을 경우 국과수가, 수감 중 채취했을 경우엔 대검찰청이 나눠서 관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5일 국과수에서 보관 중이던 10년 전 성폭행범의 DNA와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아 송씨의 범행을 확인했다. 이후 송씨의 DNA 정보를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경찰은 지난 12일 서울 신당동에서 그를 붙잡았다. 지난달 10일 출소한 송씨는 경찰에 붙잡힐 당시 검경의 DNA 대조 과정에서 자신이 10년 전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됐다는 사실을 알고 도주 중이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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