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엔低 브레이크 걸릴까…G20 회의 '촉각'

입력 2013-02-14 10:59  

가파르게 치솟던 엔화 환율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주요 7개국(G7) 공동성명에 이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결과가 엔화 약세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14일 오전 10시41분 현재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보합권에서 등락하는 중이다. 최근 장중 94엔대를 넘어서면서 95엔대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던 엔화 급등세는 주춤하는 모습이다. 전날 엔·달러 환율은 0.26엔 떨어진 93.55엔을 기록했다.

여전히 엔·달러 환율은 높은 수준이지만 약세 진행은 감속할 것이라는 기대가 솔솔 반영되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현지시간) G7은 환율과 관련된 공동성명서를 발표하면서 국제 사회의 엔화 약세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G7은 시장결정 환율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고 각국의 재정 및 통화정책은 국내 경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며, 환율을 타겟으로 삼으면 안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성명에 대한 시장의 판단은 엇갈리고 있지만, 일단 엔화 수준에 대한 우려의 시그널을 주는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 엔화 약세를 저지하는 모습이다.

이제 시장의 기대감은 14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로 연장되고 있다.

G20 회의에서 엔화에 대한 문제가 적극적으로 논의돼 엔화 약세에 대한 견제가 구체화된다면 국내 증시에는 환율이 긍정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기대다.

이상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G20 회의에서 엔저 속도에 대해 경계감이 표출될 것인지가 핵심"이라며 "G20 회의에 대한 긍정과 비관론이 엇갈릴 것이지만 일단 엔저 속도조절의 1차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G20 재무장관회담에서는 외환 시장 안정성, 시장 환율 지지, 엔저에 대한 직접적 문제 제기 등이 합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비교적 엔저에 대해 온화한 스탠스를 내비추고 있지만 가파른 엔저 현상이 지속된다면 미국 역시 무역적자 및 국채 수요 감소 등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또한 유럽의 경우 유로화가 달러화 및 엔화에 연동되어 움직이기 때문에 엔저 지속에 대해 심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G20 회의에서 유럽과 신흥국이 외환시장 안정에 대한 정책적 함의를 공론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후 엔저 현상은 점점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세연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G20 국가들의 입장을 고려할 때 G20 회의에서도 엔화약세를 종결시킬 강력한 합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G20 이후 엔화의 일방적 약세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G20에서 엔화 약세의 단기 속도조절 이상의 추세적 반전 흐름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결과는 나오기 힘들다는 회의론도 크다.

조용환 비엔지증권 애널리스트는 "G2O 회의에서 엔화약세 유도 정책에 대해 공식적 비판을 제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본 엔화는 그 동안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의 피해를 감수해왔기 때문에 최근 엔화의 약세는 유로 위기 진정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 상당부분 녹아있다는 반증으로도 풀이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대부분 국가들이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 정책에 대한 비판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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